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국민연금이 고려아연 보유 주식 중 7만1766주를 지난 3분기 중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날 증권신고서를 통해 국민연금이 지난달 30일 기준 자사 주식을 154만8609주(7.48%)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지난 6월 30일 기준 보유 주식 수는 162만375주(7.83%)였다. 지난 3분기와 비교하면 국민연금은 7만1766주(0.35%)를 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8월 50만원대 안팎이었던 고려아연 주가가 MBK·영풍 연합의 공개매수가 시작된 지난달 13일부터 60만원 이상으로 오르기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국민연금은 지난달 하순 주식 매도를 통해 차익실현을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민연금이 이달 들어 추가 매도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
이달 초 고려아연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며 주가는 추가로 오르기 시작했다. 공개매수 종료 후에도 장내 지분 매집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되자 지난 29일 주가는 154만3000원까지 뛰었다.
국민연금은 현재 고려아연 주식을 '단순투자' 목적으로 보유 중이다. 이 경우 '5%룰'(최초 5%보유, 지분 1% 변동)에 따라 보고 의무 발생 시 보고의무 발생일이 속하는 분기의 다음 달 10일까지 공시하면 된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고려아연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