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간 이창용 또 작심발언 "대학정원 80% 지방학생 뽑아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오른쪽)가 30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 소강당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강대학교를 방문해 또 한번 지역별 비례선발제도를 제안했다. 이 총재는 "대학에서 지방학생들을 80%로 뽑겠다고 하면 수도권 집중을 바꿀 수 있는 하나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며 서강대 교수들을 독려했다.

이 총재는 30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 소강당에서 '글로벌시대 세상을 이끄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열린 특별강연에서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수도권 집중화를 해결할 방향과 관련해 "한은은 수도권 집중 폐해를 어떻게 해결할지 연구하고 있는데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고질병을 고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결책으로 지역별 비례선발제도를 제시했다. 그는 "우리나라 고등학생 비중을 보면 지방 학생들이 84%, 서울 학생들이 16%인 만큼 대학에서 지방학생들을 80% 뽑겠다고 비율로 정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불가능하다 하시는데 교수님들만 마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오른쪽)가 30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 소강당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이 총재는 "강남권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말도 나오는데 저는 발상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전세계 어느 대학도 성적 순으로만 학생을 뽑는 나라는 없다"며 "여러 지역의 다양한 학생들을 뽑는게 전세계의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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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총재는 집값에 대한 고민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집값과 먹을거리, 옷값 등 기본적인 의식주가 비싸다"며 "국민 생활의 기본적인 것을 어떻게 하면 적당한 가격이 되게 하는 게 중요하며 그런 면에서 집값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에서도 집값을 고려하고 있다"며 "최근 가수 로제(ROSE)의 노래 'APT(아파트)' 때문에 아파트값이 오를까 봐 고민하고 있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외에도 이 총재는 구조개혁과 관련한 의지를 수차례 드러냈다. 그는 최근 수도권 집중화·돌봄 문제·저출산·농산물 수입 등 한은이 쏟아내는 구조개혁 보고서가 10년 뒤에 제대로 된 평가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교육, 농업, 노동 전문가가 있지만 한은이 연구를 통해 보고서를 공개하면 효과가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지금은 아닌 것 같아도 10년 뒤에는 한국은행이 한 얘기가 맞다고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예를 들어 외국인 노동자의 돌봄 서비스에 필요하다는 주장도 부모님이 이제 80~90대가 되면 아마 먼저 하자고 할 것"이라며 "교육 문제도 20년 전에 제가 이 이야기를 했으면 이상한 사람이라고 했겠지만 지금 받아들이는 정도가 좀 다르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제기구 경험을 토대로 청년들에 조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본인에 대한 수요를 키워라"며 "나의 능력이 독점이 되면 사회에서 나를 더 받을 수 있는 만큼 자신의 가치를 비탄력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쓴소리했다.

또한 "100세 시대에는 70세에도 일을 해야 하는 만큼 2~3개의 직업을 가질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싫어하는 것을 하나씩 빼면 후회하지 않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특별강연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주도해 설립한 서강대 멘토링센터 '생각의 창'에서 주최하는 첫 번째 행사다. '생각의 창'은 청년들에게 축적된 경험을 나누고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버드대의 멘토링 시스템을 본 떠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