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분야에서 유튜브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거대 야당 자리를 지킨 것도 유튜브의 적절한 활용 덕분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제 여의도에서는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채널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유튜브 활용이 늘어날수록 지금보다 정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있는 상황이다. 아주경제는 제22대 국회의원의 유튜브 채널 현황을 분석해 각 의원실이 어떻게 유튜브를 활용하고 있는지, 개선해야 할 점이 있는지 짚어봤다. <편집자 주>
"진짜 탄핵 원하는 것 맞아요?", "채상병 특검법 왜 찬성을 합니까?"
여야 국회의원 유튜브 채널에 달린 댓글들이다. 같은 정당의 강성 지지자들이 의원에게 쟁점이 큰 현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이들은 대체로 의원들에게 좀 더 강한 발언, 급진적인 행동을 주문한다. 콘텐츠 주제 역시 상대 당을 비판하거나 갈등적인 내용일 때 조회수가 더 많이 나온다. 이렇다 보니 유튜브가 정치적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아주경제가 만난 의원실 관계자들은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정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아 지적했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유튜브 채널을 관리하는 한 비서관은 "본인의 가치관이나 생각과 비슷한 영상이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 영상에 끊임없이 노출되다 보니 모든 사람이 그런 생각을 가진 줄 알게 되고, 그 생각이 맞다고 여기게 된다"면서 "결국 본인 생각이 정의라고 믿게 되기 때문에 양극화가 심해진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한 비서관은 "실제로 의원실에서 근무하다 보면 불특정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편향적인 영상을 진실이라고 믿고 민원 전화가 걸려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요새는 어떤 행사장에만 가도 특정 성향을 가진 유튜버들이 대거 모여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쌍방향 소통 수단이라는 유튜브의 순기능이 변질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엄 소장은 "유튜브가 강성 지지자들끼리 극단적인 발언이나 주장을 주고받는 폐쇄적인 소통 수단이 됐다"며 "권리당원들의 의견 개진 통로로 쓰이는 것은 좋지만, 너무 지지층끼리만 결집하게 되면 전체 국민을 수용하는 확장성은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원실은 강성 발언보다는 팩트와 정책 위주의 콘텐츠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자극적인 발언으로 조회수를 얻고 싶은 유혹을 받지만, 양날의 검이 될 걸 알기에 도를 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전문 분야인 안보 이슈에서 팩트를 바로 알리는 영상을 주로 제작하고 있다. 진솔한 영상을 많이 올리다 보면 구독자들도 진정성을 많이 이해해 준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라이브 방송을 할 때도 사전 연습 시간을 가진다. 그는 기자가 방문한 지난달 25일에도 독도의 날 특집으로 라이브 방송을 준비하면서 비서관들과 함께 대본을 점검했다. 김 의원은 "보좌관, 비서관과 사전에 연습하지 않으면 은연중에 발언이 세게 나갈 수 있다"면서 "라이브를 하더라도 어떤 내용으로 이야기할지 대략 진행 방향을 정해둬야 한다"고 부연했다.
안철수 의원실 역시 "국정감사나 상임위원회에서 강하게 발언해 순간적인 조회수를 기록할 수는 있지만, 나중에 진실이 다르다는 게 밝혀지면 상당히 곤란하다"면서 "의대 증원 이슈 등 정책적 부분을 다루면서도 근거 없는 지적은 피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모경종 의원실은 필리버스터 뒷이야기, 감자 캐는 영상, 정치 웹 예능 브이로그 등 부드러운 콘텐츠로 지지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유승현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는 "유튜브는 정치인과 유권자의 직접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작동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다만 국회의원 공식 채널인 만큼 일반적인 정치 시사 유튜브 채널을 따라가기보다 올바른 사실을 밝히고 정책을 알리는 창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짜 탄핵 원하는 것 맞아요?", "채상병 특검법 왜 찬성을 합니까?"
아주경제가 만난 의원실 관계자들은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정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아 지적했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유튜브 채널을 관리하는 한 비서관은 "본인의 가치관이나 생각과 비슷한 영상이 알고리즘에 의해 추천 영상에 끊임없이 노출되다 보니 모든 사람이 그런 생각을 가진 줄 알게 되고, 그 생각이 맞다고 여기게 된다"면서 "결국 본인 생각이 정의라고 믿게 되기 때문에 양극화가 심해진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근무하는 한 비서관은 "실제로 의원실에서 근무하다 보면 불특정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편향적인 영상을 진실이라고 믿고 민원 전화가 걸려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요새는 어떤 행사장에만 가도 특정 성향을 가진 유튜버들이 대거 모여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쌍방향 소통 수단이라는 유튜브의 순기능이 변질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엄 소장은 "유튜브가 강성 지지자들끼리 극단적인 발언이나 주장을 주고받는 폐쇄적인 소통 수단이 됐다"며 "권리당원들의 의견 개진 통로로 쓰이는 것은 좋지만, 너무 지지층끼리만 결집하게 되면 전체 국민을 수용하는 확장성은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원실은 강성 발언보다는 팩트와 정책 위주의 콘텐츠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자극적인 발언으로 조회수를 얻고 싶은 유혹을 받지만, 양날의 검이 될 걸 알기에 도를 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전문 분야인 안보 이슈에서 팩트를 바로 알리는 영상을 주로 제작하고 있다. 진솔한 영상을 많이 올리다 보면 구독자들도 진정성을 많이 이해해 준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라이브 방송을 할 때도 사전 연습 시간을 가진다. 그는 기자가 방문한 지난달 25일에도 독도의 날 특집으로 라이브 방송을 준비하면서 비서관들과 함께 대본을 점검했다. 김 의원은 "보좌관, 비서관과 사전에 연습하지 않으면 은연중에 발언이 세게 나갈 수 있다"면서 "라이브를 하더라도 어떤 내용으로 이야기할지 대략 진행 방향을 정해둬야 한다"고 부연했다.
안철수 의원실 역시 "국정감사나 상임위원회에서 강하게 발언해 순간적인 조회수를 기록할 수는 있지만, 나중에 진실이 다르다는 게 밝혀지면 상당히 곤란하다"면서 "의대 증원 이슈 등 정책적 부분을 다루면서도 근거 없는 지적은 피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모경종 의원실은 필리버스터 뒷이야기, 감자 캐는 영상, 정치 웹 예능 브이로그 등 부드러운 콘텐츠로 지지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유승현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는 "유튜브는 정치인과 유권자의 직접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작동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다만 국회의원 공식 채널인 만큼 일반적인 정치 시사 유튜브 채널을 따라가기보다 올바른 사실을 밝히고 정책을 알리는 창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