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 실적 발표에 따르면 그룹 내 카드사들은 총 1조24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9859억원) 대비 26.5% 늘었다. 하나카드(44.7%)를 비롯해 △KB국민카드 36% △우리카드 19.7% △신한카드 17.8% 등 4개 카드사 모두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올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이는 불황일 때 더욱 늘어나는 카드론을 중심으로 대출 자산이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올해 임기가 끝나는 CEO들이 실적 개선을 위해 적극 비용 효율화에 나선 결과이기도 하다. 실제 4개 카드사의 이자비용은 67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증가한 데 반해,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는 같은 기간 4684억원에서 4995억원으로 6.6%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민카드는 판관비를 2.3% 줄였다.
이창권 국민카드 사장과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은 모두 올해 12월로 임기가 만료된다. 이들은 지난해 어려운 업황 속 실적 부진을 면하지 못했으나, 올해 일제히 실적 개선을 끌어내면서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건전성 관리도 여전히 우려스럽다.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카드사의 연체율은 올해 3월 1.47%로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카드사별로 연체 규모는 수천억원에 달한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3분기 연체율이 지난 6월말 대비 0.05%포인트 뛰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 0.42%포인트 오른 것은 물론, 4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오름세가 이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실적 개선은 업황 전반이 나아졌다기보다는 비용 관리에 적극 나선 결과"라며 "어려운 업황 속 실적 개선세가 이어진 점은 분명한 성과로 볼 수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건전성 관리 명목으로 제2금융권 전반을 압박하고 있는 만큼, 지표 관리에 실패했을 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