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한 전 세계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로 침투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북한군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전투에 직접 참전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사실에 가까워지는 모습이다.
29일(현지시간) CNN은 소수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영토에 진입했다고 2명의 서방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어 현재 러시아 동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북한군의 훈련이 끝날 경우, 우크라이나로 진입하는 북한군의 수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에 직접 참여할 것이라는 우려를 확인시켜 주는 내용으로, 앞서 미 국방부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전날 약 1만명의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 지역에서 훈련을 진행 중이고 일부 병력은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최전선인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미 국방부는 북한군이 전투에 직접 참여할 경우 우크라이나의 미국 무기 사용에 새로운 제한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소식과 관련한 질문에 "나는 그것에 우려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반격해야 하냐고 묻는 질문에 "만일 그들이 우크라이나로 넘어온다면 그렇다"고 답했다.
따라서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투에 가담하는 사실이 확인되면 그 파장은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와중에 미국을 방문 중인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및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가 전쟁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북한군들"에 대한 논의를 했다고 CNN은 전했다.
또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오직 한 가지의 결론만 있을 뿐이다"라며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국경을 넘어 국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파병 북한군들이 어떠한 임무를 맡게 될지는 아직 불분명한 상태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파병 병력 중 많은 수는 '폭풍군단'으로 알려진 특수부대로, 북한은 이들 병력의 훈련도와 임무 수행 능력이 높다며 정규 러시아군보다 전투력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북한은 파병 병력들이 실전 경험을 쌓으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정원은 북한이 올해 말까지 총 1만900명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서방의 다른 소식통은 "(파병 병력)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CNN에 말했다. 그는 "전 세계 동맹과 파트너들은 이 문제를 예의주시하면서 선제적으로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며 "이는 유럽-대서양과 인도-태평양 지역 및 그 너머의 안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