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자본 확충을 위한 채권 발행 일정이 돌연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운용하는 HUG의 자본 확충이 전세대출 확대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HUG는 전날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이날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금융당국이 '관계부처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함에 따라 채권 발행 작업이 중단됐다.
HUG 관계자는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말만 들어 (구체적인) 절차 중단 사유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HUG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것은 전세사기 등으로 보증 사고가 지속되며 손실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위변제액은 올해 1∼9월에만 3조22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HUG가 집주인에게 회수하는 금액의 비율은 올해 1∼8월 기준으로 8%대에 그친다. HUG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3조원대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HUG의 보증 한도가 자본금과 연동되기 때문에 손실 누적으로 자본금이 줄어들면, 전세보증 가입이 중단되는 사태가 올 수 있다.
HUG는 전세보증과 임대보증 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해 안으로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세보증과 가계대출에 대한 금융당국과 국토부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 피해는 전세보증 가입이 필요한 서민층에게 돌아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