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재계에 따르면 SK 경영진은 오는 31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리는 CEO 세미나에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사업 운영개선, SK그룹 고유의 경영체계인 SKMS와 수펙스(SUPEX) 추구 문화 등의 실행 성과를 점검할 예정이다. CEO 세미나는 SK그룹의 연례행사 중 하나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그룹의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수장으로 최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이 새롭게 부임한 이후 선제적 리밸런싱을 추진 중이다.
SK 경영진은 지난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는 리밸런싱과 운영개선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제고하고 잉여현금흐름(FCF)을 극대화해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솔루션 등 미래 성장 분야의 투자 재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아울러 올해 초부터 주요 사장단이 격주 토요일 경영전략 회의를 열고, 연중 CEO 인사를 진행하는 등 속도감 있는 변화를 보이는 중이다.
손익·현금흐름 개선, 자산 매각 등 운영개선 활동을 통해 그룹 재무구조도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과 정부에서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SK를 비롯한 산업계 전반의 리밸런싱에 대해 "전적으로 그런 계열사의 구조조정은 필요하고 바람직하다고 보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된다"며 "다양한 그룹들의 구조조정 이슈가 남아있는데 5∼10년 내 정리가 안 되면 향후 산업 재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의 구조조정은 그 사정을 제일 잘 아는 그룹에서 판단했기 때문에 각 경영진의 의사를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며 "구조조정으로 발생 가능한 이익을 주주들에게 적절히 나눠주려는 의도가 있었느냐에 대한 설득 문제에서 SK는 일부 미진한 부분은 있었지만 그래도 관련된 노력을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조직 슬림화와 효율화도 가시화되고 있다. SK그룹 종속회사(SK㈜ 연결 기준)는 올해 초 716개였으나 상반기 말에는 667개로 49개(6.8%) 감소했다. 리밸런싱의 핵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CEO 세미나 기간인 내달 1일 합병 법인을 출범하며 매출 88조원, 자산 100조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으로 새 출발하게 된다.
또 이번 세미나에서는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인 7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SK하이닉스의 경영 성과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보이며, SKMS 실천 강화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CEO 세미나에는 SK이노베이션 계열 자회사, SK에코플랜트, SK스퀘어 등 올해 새롭게 선임된 CEO들을 포함한 그룹 주요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한다.
SK그룹은 매년 12월 초 그룹 정기인사를 시행해왔으며, 올해도 같은 시기에 그룹 인사를 진행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