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민간 트럭으로 북한군을 최전선으로 수송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27일(이하 현지시간) 주장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전선 파병을 반대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눈을 피해 몰래 병력을 이동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현지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이날 공식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보로네시 고속도로에서 민간 번호판을 단 카마즈 트럭을 러시아 경찰이 정차시켰다며 감청 자료를 공개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에게 보고받았다며 27~28일 북한군 병력이 전투지역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23일 러시아로 이동한 북한 병력이 3000여명에 달하며 파병 규모는 12월까지 1만여명에 달할 것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북한군 수천 명이 23일 쿠르스크에 도착하기 시작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을 몰아내기 위한 반격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5일 보도했다. 북한 병력 이동에 관해 잘 아는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28일까지 최대 5000명의 북한군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총책임자가 현지에 입국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26일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을 인용해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이 러시아로 최근 파견된 북한군 부대의 총책임자 자격으로 러시아에 입국했다고 보도했다.
김영복 부총참모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서부지구 중요 작전 훈련 기지를 방문했을 때 수행원 명단에 포함되면서 부총참모장 지위에 오른 사실이 확인된 인물이다.
한편 이번에 쿠르스크에 집결한 군인들의 전투 역량이 최정예 부대에 해당하는 수준은 아닐 수 있다는 외신 분석도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러시아 전선에 집결하고 있는 북한 군인들이 김 위원장의 가장 훌륭하고 뛰어난 군인들은 아닐 수 있다”고 진단했다.
WSJ는 공개된 북한군 영상과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번에 쿠르스크에 집결한 군인들은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징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들은 북한 전역에 만연한 영양실조를 반영하듯 상대적으로 키와 체구가 작은 것으로 보인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다만 WSJ는 “북한의 특수부대 훈련은 주로 산악 지형인 남한에 침투해 암살, 기반 시설 파괴 등을 수행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는 넓은 평원에서 참호전 양상으로 펼쳐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는 거리가 멀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