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냄새 맡기에 할애하는 개는 배설물, 지저분한 장소 등에 주둥이를 갖다대며 냄새를 맡기 때문에 세균, 박테리아가 많다. 이에 개가 사람의 입이나 상처를 핥게 되면 박테리아에 감염될 수밖에 없다.
특히 감염될 수 있는 박테리아 중 하나인 '카프노사이토파가 카니모르수스(Capnocytophaga Canimorsus)'는 인간에게 아주 치명적이다.
'카프노사이토파가 카니모르수스' 감염 사례는?
미국에 사는 한 여성은 해당 박테리아에 감염돼 사지를 절단해야 했다. 2019년 여행에서 돌아온 후 반려견으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던 마리 트레이너는 며칠 뒤 급격히 몸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다.
의사들은 "반려견이 그의 손에 난 상처를 핥았을 때 박테리아가 체내에 침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수술을 집도했던 아자이 세스 박사는 "그녀의 손과 발이 검게 변하는 과정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었다"며 절단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같은 해 독일에서도 60대 남성이 같은 박테리아에 감염돼 16일간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다수의 장기 기능 상실로 사망, 바이러스 위험성을 보여줬다.
사람에 치명적인 '카프노사이토파가 카니모르수스'는 어떤 박테리아?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타액에 의해 전염될 수 있는 박테리아는 카프노사이토파가 카니모르수스, 헬리코박터 헤일마니균, 캄필로박터균 감염증, 살모넬라균 등 여러 종류가 있다. 특히 연구에 따르면 74%의 개가 입 안에 카프노사이토파가 카니모르수스를 보유하고 있다.
증상은 1~14일 후 나타날 수 있다. 감염 초기에는 발열, 오한, 피로감, 구역질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패혈증을 비롯해 피부 감염, 관절염, 심혈관계 감염, 호흡기 감염 등 질병을 일으킨다. 특히 면역력이 저하됐거나 기저질환(당뇨, 간 질환 등)이 있는 사람이 감염될 경우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독일 브레멘의 적십자병원 의사들이 유럽 내과 사례 보고 저널에 낸 논문에 따르면 만약 반려동물 보호자가 독감과 유사하지만 비정상적인 증상을 보인다면 긴급하게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의사들에게는 동물에게 물리거나 면역결핍이 없으면서 전격성 자반병이 있다면 즉시 경험적 항생제 요법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테리아 감염 예방하려면?
박테리아 감염을 예방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사람이 반려동물에게 뽀뽀를 하거나 반려동물이 감염에 취약한 신체를 핥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노인 등 면역력이 약하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만약 물리거나 긁혔을 경우는 신속하게 씻고 소독하고, 상처가 생겼을 경우 의사 진찰을 통해 항생제 치료를 받는 것도 권한다.
배변을 치우고 나서 눈, 코, 입을 만지지 말고 손을 씻어야 한다.
지난해 독일 샤리테 대학병원 캐롤린 헤크먼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참가자 114명과 그들이 키우는 반려동물의 대변 샘플을 채취해 유전자 분석을 한 결과, 반려인 15명과 반려견에게서 같은 세균이 발견됐다. 특히 세균에 감염된 반려동물과 반려인 3분의1에게서 똑같은 슈퍼박테리아가 검출됐다.
연구진은 "슈퍼박테리아 감염 예방을 위해 반려동물과 접시를 공유하는 행동을 지양하고, 반려동물을 쓰다듬거나 반려동물의 배변을 치운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