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이 이달 들어 한차례씩 공습을 주고 받았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양측 모두 확전 방지와 체면치레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의 차후 대응에 따라 중동 정세가 결정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2시 30분부터 약 3시간 반 동안 전투기와 드론 등을 동원해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생산 시설과 방공 기지 등 약 20곳의 군사 시설들에 대한 타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이 지금까지 이란과 하마스 등 그 대리 세력들이 자행한 공격들에 대한 보복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 4월에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데 이어 이달 1일에 약 180기의 탄도미사일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한 바 있다.
이란은 이에 대해 성명을 내고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성공적으로 차단한 가운데 테헤란 등 일부 지역에 '제한적 피해'만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란 국영 통신 IRNA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이란군 2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압박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은 자국의 영토보전 침해에 맞서 단호하고 비례적으로 대응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면서도 "모든 대응은 적절한 시기에 이뤄질 것"이라며 즉각적 보복 공격 가능성은 낮다는 것을 시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들(이스라엘)이 군사 목표물들 말고는 다른 곳은 타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나는 이것이 끝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는 내달 5일 있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중동 정세가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공은 이란에게로 넘어온 가운데 이란의 대응 정도에 따라 향후 중동 정세가 결정될 전망이다. 유럽 주요 매체인 유로뉴스는 "이란은 대응 가능성을 계속 언급하면서도 긴장 고조와 완화 사이에서 미묘한 균형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