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76만 3639대로 전년동기대비 1.9% 줄었다. 같은기간 경상이익은 3조 2319억원, 당기순이익은 2조2679억원으로 경상이익은 2.8%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은 2.1% 늘었다.
기아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 지속과 선진 시장의 대기수요 소진 등으로 글로벌 산업수요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 판매는 생산 이벤트에 따른 일시적 생산 공백, 선진 시장 판매는 차종 라인업 효율화에 따른 일부 차종 판매 공백으로 전년 대비 소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아의 근본적인 경쟁력인 상품성과 향상된 브랜드력에 기반한 고부가가치 차량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북미 시장 선전에 따른 가격 상승 효과, 원자재가 하락에 따른 재료비 감소, 우호적 환율 효과에 힘입어 수익성은 개선됐다"고 덧붙였다.
기아는 올해 누적 경영실적이 사업계획 목표치를 초과 달성함에 따라 연초에 밝혔던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 5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분 잔여 물량 50%를 추가 소각한다. 또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한다.
◆실물 경제 부진에 신차·하이브리드 효과 안 먹혔다...글로벌 판매량 2% 하락
올 3분기 판매량을 시장별로 보면 국내는 12만 5191대로 전년 동기 대비 6.7% 줄었고, 해외도 0.8% 줄어든 63만 8502대로 집계돼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9% 감소한 76만 3693대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는 EV3, K8 상품성 개선 모델의 신차 효과와 하이브리드(HEV)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실물경제 부진으로 산업수요가 소폭(3.6%) 줄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오토랜드화성의 신차(픽업트럭 타스만) 생산설비 공사에 따른 가동 중단 영향도 겹쳤다.
해외는 북미 시장에서 스포티지, 텔루라이드 등 인기 SUV 모델의 판매가 늘었고, 아중동 및 아태 권역에서도 판매가 증가했지만 보조금 축소에 따른 전기차 판매 감소 효과가 이를 상쇄했다. 유럽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소형차 공급 부족 사태와 중국ㆍ러시아ㆍ중남미 권역의 판매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3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카니발 HEV, 스포티지 HEV 판매 확대, 국내 EV3 신차 효과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5만 5000대를 기록했다. 이에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대비 1.5%포인트 상승한 21.0%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하이브리드가 전년대비 10% 늘어난 8만 4000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26.7% 줄어든 1만 7000대, 전기차는 8.3% 증가한 5만 4000대를 판매했다.
주요 시장별 친환경차 판매는 국내가 5만 1000대로 전년 대비 13.2% 늘었고, 미국은 8.5% 늘어난 3만 6000대, 서유럽은 7.9% 줄어든 5만 2000대를 기록했다.
기아 관계자는 "국내와 미국에서는 카니발 HEV와 쏘렌토 HEV 등을 앞세워 HEV 모델 판매 비중을 끌어올리겠다"면서 "유럽에서는 대중화된 전기차 EV3를 9000대 이상 판매하는 등 기존 HEV 모델 판매화 함께 친환경차 비중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품 경쟁력 개선에 '덜 팔고 더 벌었다'...영업이익률 11%로 역대 최대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증가한 배경은 △북미 권역에서의 판매 호조 △높은 상품 경쟁력과 브랜드력에 기반한 가격 상승 효과 △친환경차와 RV 판매 비중 확대에 따른 대당 판매가격(ASP) 상승 덕분이다. 영업이익 역시 북미 지역 엔진 보증기간 연장에 따른 일회성 품질비용이 6310억원이나 발생했음에도 소폭 상승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10.9%로 2022년 4분기 이후 8분기 연속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기아 관계자는 "일회성 품질비용을 배제한 본원 경영실적을 반영한 영업이익은 3조5139억원으로, 이에 대한 영업이익률은 13.2%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매출원가율은 매출 확대와 재료비 감소로 전년 동기보다 0.3%포인트 개선된 76.8%를 기록했고, 판매관리비율은 보증 연장 관련 충당금 반영, 매출 확대와 연계된 영업 관련 비용 증가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상승한 12.3%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80조 3006억원, 영업이익은 9조9507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같은기간 보다 각각 6.4%, 8.8%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누적 글로벌 판매량은 231만 9390대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1.5%) 줄었다.
◆4분기 리스크, 신차·친환경차로 정면 돌파...실적도 상향 조정
기아는 올 4분기에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변동성 확대, 실물경제 부진 등 불안정한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중국산 저가 전기차의 과잉 공급에 따른 업체 간 경쟁 심화 등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품질 경쟁력과 브랜드력을 끌어올리는 경영전략을 이어간다.
4분기에는 공장 생산이 정상회되면서 K8 HEV, 카니발 HEV 등 인기 모델들의 판매가 본격화되고, 대표 볼륨 모델인 스포티지의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니발·쏘렌토 등 HEV 라인업을 갖춘 인기 RV 모델 판매를 늘리고, EV3·K8 상품성 개선 모델·스포티지 상품성 개선 모델 등 신차 판매에 집중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HEV 및 RV 모델, K4, EV3 등 각 시장별 주력 신차 판매를 본격화하고, 특히 유럽에 일시적 공급 부족이 발생했던 모닝, 스토닉 등 소형급 볼륨 차종의 공급을 확대한다. 인도에서는 GT라인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신규 스페셜 에디션 모델을 출시해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중국 공장을 활용해 아태·아중동·중남미 시장에 경제형 RV 판매를 늘릴 예정이다.
한편, 기아는 3분기까지 사업계획 목표치를 초과 달성함에 따라 연초 밝혔던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영실적 전망치는 기존 매출액 101조1000억원에서 105조~110조원으로 영업이익은 12조원에서 12조8000억~13조2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기존 11.9%에서 12% 이상으로 올렸다.
주주가치 상승을 위한 조치도 단행한다. 올해 상반기 매입했던 5000억 규모의 자사주 중 50%(218만5786주)는 이미 5월에 소각했으며, 연내 잔여 50%(218만5785주)도 추가 소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