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 중심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 컨트롤타워 부활과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 필요성 등도 제기되고 있다. 지금처럼 국내 경제 상황뿐만 아니라 미·중 갈등과 같은 대외 리스크가 가중되는 불확실성 속에서 빠른 의사 결정과 대처가 '뉴 삼성'으로 도약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내부에서도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꼽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삼성 내부에서도 미전실 부활에 힘을 싣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당장 컨트롤타워를 통해 신속하고 명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우선 임시 운영하면서 평가 과정을 거치자는 제안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컨트롤타워는 필요하다. 지금의 삼성 위기론이 오너 구속, 컨트롤타워 부재 등에 따른 영향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컨트롤타워 재건 후에는 2~3년 뒤 재평가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만약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준감위와 협의해 절충안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올해 연말 인사는 최근 10여 년 간 삼성전자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사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기 극복 방안과 향후 경영 방향성 가늠자가 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지난해 실적 부진 속 보수적인 인사 단행에 대한 지적이 들끓고 있어, 올해는 역대급 인사 혁신이 예측된다.
기업분석업체 CXO연구소의 오일선 연구소장은 “현재 삼성은 그룹의 ‘2인자’ 정현호 부회장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형태다. 성과가 나지 않는 위기 상황에서 대체 인물을 찾아 ‘새판짜기’를 하면 되지만, 이 지점에서 이재용 회장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체 인물을 찾지 못한다면 전체적인 균형을 위해 권한을 적절하게 분산시키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2022년부터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정현호 사업지원TF장, 전영현 반도체(DS)부문장 등 3명의 부회장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이 부침을 겪는 이유 중 하나로 ‘인재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오 소장은 “과거 삼성은 경영 능력이 탁월한 오너(고 이건희 선대회장)와 임원진으로 ‘초격차 리더십’ 구성이 가능했다”며 “지금은 사실 대체할 만한 인력이 없다는 점이 한계다. 이 회장의 뚜렷한 경영 철학과 인재 관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최근 논평에서 “삼성전자는 회장, 부회장, 사장 직급의 25명 중 후선업무 담당이 36%”라며 “비대해진 관리 조직, 대관 업무, 홍보 등은 기술에 전념하는 IT 기업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