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취해소센터 부지를 놓고 서울 종로구가 시유지인 무악동 새마을금고 건물(무악동 67-1번지) 설치 반대의사를 강하게 드러낸 가운데, 서울시는 설치 장소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오해라고 해명했다.
종로구는 시유지가 검토 대상처럼 보이는 정황이 뚜렷해 주민 불안이 커져감에도 서울시가 소통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24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관계자는 "글자 하나 만들어낸 게 없는 검토 단계"라면서 "예산도 확정되지 않았고, 장소가 확정된 것도 아닌 초기 검토 단계인데 확정된 것처럼 나오니까 황당하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는 "옛 무악동 새마을금고 건물에 주취해소센터 설치를 추진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내년 초를 목표로 주취자를 최대 24시간 동안 보호하는 '주취해소센터'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주취자로 인한 경찰력 낭비와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취지로, 지난달 ‘서울시 주취자 보호 지원에 관한 조례’가 서울시의회를 통과했다.
그런데 조례안이 발의된 지난 8월 시유지인 무악동 67-1번지의 관리 주체가 재산관리과에서 자치경찰위로 넘어가면서 대상지로 떠올랐다는 우려를 샀다. 시유지 인근에 초중고교 4곳과 어린이집 9개소가 위치해 있어 주민들은 "학생과 주민 안전을 무시한 처사"라고 질타했다.
종로구 관계자는 "시유지가 자치경찰협력과로 이관되고 나서 바로 조례가 통과됐다"며 "그때부터 주민들이 불안해하니 서울시에 면담도 요청했으나 만나주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공식적으로 입장 발표를 안할 거면 만나주기라도 해야 하는데 시에서는 바쁘다고 이야기도 안해주니 주민 입장에서는 발뺌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설명을 확실히 해주지 않아 주민 불안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자치경찰위 관계자는 섣부른 우려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조례가 통과될 시기에 실무자들이 일단 빈 부지니까 임대료가 안들겠다 싶어서 신청해놓은 것"이라며 시기가 우연히 맞아 떨어져서 생긴 오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것도 안 된 상태에서 면담을 어떻게 받아주겠냐 사업계획서라도 있으면 검토하겠다고 하는데, 실무자한테 아직 검토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했다.
센터 위치에 대해서는 "경찰관들이 의료 전문가가 아니니 가급적 병원 옆이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정도인데 이 정도도 검토조차 안된 단계"라면서 "주취자들이 많은 곳이나 병원 근처로 설치하고 싶지 굳이 주거지에 센터를 설치해서 사고라도 나면 어쩌겠나"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