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포럼 관계자는 24일 “합병 비율 발표가 있기 전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의 사장과 부사장급 임원까지 총 5명이 찾아와 합병 과정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며 “(우리 쪽에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식교환 철회 공개 선언을 요구했으나 (사장단은) 난색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어 “두산그룹의 기존 안에서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무조건 손해를 봤다. 두산측도 잘못됐다고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거버넌스포럼과 만남을 가진 두산그룹은 지난 21일 두산밥캣을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떼어내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내용의 사업 개편 내용을 발표했다. 기존에는 두산밥캣의 가치를 시가(주가)로만 따졌다면, 이번에는 시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었다. 두산밥캣의 가치를 좀 더 높게 재산정했다는 게 두산의 얘기다.
지난 7월 금융감독원이 두산 측에 증권신고서의 2차 정정을 요구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 분할신설법인에 대한 수익가치 산정 근거를 보완할 것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당시 금감원은 현금흐름할인법, 배당할인법 등 미래 수익 효과에 기반한 모형을 적용해 분할신설법인의 수익가치를 측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두산은 이번 정정신고서에 이 같은 요구를 반영하지 않는 대신 합병 비율을 상향조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와 관련 두산 측은 두산로보틱스 정정신고서에서 “일반적으로 시가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돼 형성된 가격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기대하는 미래 기업이 창출하는 가치를 대변한다”며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 제6조에 따른 ‘미래의 수익가치 산정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공정하고 타당한 것으로 인정되는 모형’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