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 선에 머물면서 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의 손해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임원들 역시 수억 원대 자기 회사 주식 매입에 나섰지만 주가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400원(2.43%) 오른 5만9100원을 기록했다. 나흘 만에 반등하긴 했지만 6만원 문턱은 넘지 못했다. 연중 최고치인 8만7800원 대비 32.7%(2만8700원)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요 임원 25명도 지난달 자사주를 평균 1억7915만원(주당 평균 6만4655원)어치 매입했으며 한 달 만에 총 손실액 5억6384만원(-10.64%)을 기록했다.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자사주 5000주(6만2700원)를 총 3억1350만원에 매입했다. 지난달 사들인 자사주 손실액은 2500만원(-7.97%) 정도다.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 5일 자사주 1만주를 7억3900만원(주당 7만3900원)에 매수했으며 같은 기간 손실액은 1억6200만원(-21.92%)에 달한다.
이정배 사장은 주당 6만3100원에 3000주, 최시영 사장은 주당 6만2700원에 2000주를 매수했다. 김홍경 부사장은 주당 6만4000원에 3000주, 최완우 부사장은 주당 6만2800원에 2000주를 매입했다.
노태문 사장과 박학규 사장은 각각 5000주(3억4750만원), 6000주(4억110만원)를 매수했다. 이영희 사장은 자사주 5000주를 3억2250만원을 들여 매수했다.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지난 8일 이후에도 매수세는 이어졌다. 이달 임원 11명은 평균 1억2876만원을 들여 총 2만3387주를 사들였다. 20여 일간 이들은 총 6608만원(-2.90%) 손실을 봤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주요 임원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부양책으로 활용되거나 주가가 바닥까지 내려가 저점을 찍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역사적인 바닥권”이라며 “이익 전망 둔화, 부진한 세트 수요, 일회성 비용 반영 등을 고려해도 현재 주가에서 하락 폭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사주 매입보다는 반도체 사업 관련 모멘텀을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구체적인 반도체 관련 사업계획과 혁신적인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주가 반등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은 바닥이지만 상승 모멘텀이 필요하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 품질테스트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