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은 5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D램 출하와 가격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DS부문의 부진으로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도 시장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9조1000억원에 그쳤다. 전분기 10조4400억원을 기록하며 부활의 시동을 켜는듯 보였지만, 한 분기 만에 다시 10조원을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반도체를 둘러싼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DS부문장)은 실적 발표 이후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오는 24일 실적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을 웃돌면서 상반기부터 불어온 훈풍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6조7628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경우 지난 1분기에 이어 또 다시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실적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은 아직도 엔비디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장에서 필수 부품으로 평가되는 'AI 가속기'를 엔비디아가 쥐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퀄테스트(품질 검증) 진행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1위 위상을 되찾기 위해 지난 5월 미래사업기획단장인 전 부회장을 DS부문장에 앉혔다. 전 부회장은 곧바로 'HBM 개발팀'을 신설하고 조직 쇄신을 강화하는 등 SK하이닉스를 추격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HBM을 추격하기 바쁜 삼성전자는 범용 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의 공습으로 힘을 잃어가는 분위기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D램 생산능력(캐파) 비중이 내년 말까지 16%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반도체 웨이퍼를 기준으로 세계에서 중국 기업들이 차지하는 D램 생산용량 비중은 2022년 4%였지만 올해 11%까지 급증했다.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D램 생산능력(캐파) 비중이 내년 말까지 16%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의 주요 D램 반도체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최근 프로세싱에 사용되는 메모리 칩 D램 생산설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
범용 제품의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는 중국이 주요 시장인데, 중국 메모리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자국 범용 시장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해나가는 추세다. SK하이닉스도 범용 시장에서 같은 위기를 맞고 있지만 올해부터 HBM 사업 성과가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만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 중 HBM 비중이 1분기 10%대에서 3분기 30%를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PC와 모바일 등 전방 IT 수요 회복이 더뎌지면서 시황이 부진한 가운데 중국 정부도 자국 메모리를 탑재하는 세트 기업들을 지원해주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삼성전자 등 기존 메모리 강자들의 점유율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