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치 받은 배당금 다시 돌려줘"...홈센타홀딩스 주주들 '황당'

2024-10-2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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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무상감자 결정한 지 불과 4거래일 만에 배당금 반환 요청

홈센타홀딩스 "배임 등의 문제 발생할 수 있어 배당금 환수 결정"

주주로부터 배당금 환수 현실적으로 어려워

사진홈센타홀딩스
[사진=홈센타홀딩스]

건축자재 도소매 업체 홈센타홀딩스가 3년간 배당이 잘못 나갔다며 주주들에게 배당금 환수 요청 우편물을 보내 주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홈센타홀딩스 배당금 반환 안내문 사진홈센타홀딩스 제공
홈센타홀딩스 배당금 반환 안내서 [사진=홈센타홀딩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홈센타홀딩스는 2022년 12월 16일, 2023년 10월 10일, 2024년 3월 8일 공시했던 현금배당 결정을 배당 무효라고 공시했다. 1주당 배당금은 10원으로 3년간 배당금 총액은 38억원 규모에 달한다. 결손금을 충당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착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홈센타홀딩스 관계자는 "법률 검토 결과, 배당 가능한 금액이 없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배당은 무효"라며 "법무법인으로부터 배당금을 환수하지 않으면 배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자문을 받아 부득이하게 반환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배당 가능한 이익이 없음에도 배당이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면, 회사는 주주에게 부당이득 반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지급된 배당금을 주주로부터 환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3년 동안 배당을 받은 주주가 모두 포함돼 현재 주주가 아니거나 배당을 받은 뒤 배당락으로 보유 주식 시세가 하락하는 등 손해를 본 주주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회사의 귀책 사유로 주주들이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다. 반기보고서 기준으로 소액주주 수가 1만3744명에 달하는데, 이들에게 소액 배당금을 일일이 환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홈센타홀딩스는 "소액주주를 상대로 개별적으로 배당금 반환 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며 "실제 환수는 대주주와 회사 주요 주주들을 대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소액주주들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이라며 80% 무상감자를 결정한 지 불과 4거래일 만에 배당금 반환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홈센타홀딩스는 지난 14일 주당 액면가액을 500원에서 100원으로 감액하는 80% 비율의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감자 전후 발행주식 수는 1억2766만주로 동일하지만, 자본금은 638억3476만원에서 127억6695만원으로 줄어든다. 회사는 무상감자를 통해 확충된 배당 가능 이익을 바탕으로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무상감자는 주식 시장에서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홈센타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절반 이상이 담보로 잡혀 있다는 점도 문제다.

홈센타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전체 지분의 54.88%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50.14%인 3713만7823주가 주식담보대출 형태로 잡혀 있다. 주가가 급락해 담보로 잡힌 지분의 반대매매가 발생할 경우 하락세를 부추겨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홈센타홀딩스는 사과문을 공개했다.
아래는 사과문 전문
안녕하십니까 홈센타홀딩스 주주님!
 
전국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무더위 속에서 주주여러분들께서는 무탈하게 잘 지내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무더위와 높은 습도에 건강 잘 유지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주주여러분께 드릴 말씀은 다름이 아니오라 지난 2년간 실시하였던 현금배당과 관련입니다.
 
아시다시피 저희 홈센타홀딩스는 지난 2년간 총 3회에 걸쳐 주주여러분께 이익금의 주주환원 차원에서 현금배당을 실시하였습니다. 회사는 그 이후 더 큰 성장과 기업가치제고 및 주주가치제고를 위한 여러 방안을 계획·검토하여 왔는바, 그 과정에서 저희가 지난 2년간 총 3회에 걸쳐 실시한 현금배당은 배당가능이익이 없는 상황에서 배당이 이루어졌음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드리면, 당사는 지난 2020년부터 2023년 결산연도까지 별도기준으로 총 1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하여 이익금의 주주환원 차원에서 현금배당을 검토하고 지급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상법 “제462조 제1항”(회사는 대차대조표의 순자산액으로부터 다음의 금액을 공제한 금액을 한도로 하여 이익배당을 할 수 있다)과 관련하여, 내부적으로 순자산가액에서 미실현이익은 공제하고, 미실현손실(주식손상차손)은 더하는 것으로 계산하여 현금배당 결정 당시 검토 결과 배당가능이익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배당을 실시하였습니다만, 추후 확인 결과 미실현손실은 배당가능자산에 포함되지 않아야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결과적으로는 배당가능이익이 없이 이루어진 배당으로 최종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면밀한 내부 재검토와 외부기관의 자문을 통한 검토 결과, 배당가능이익이 없이 배당을 결의하거나 배당가능이익을 초과하여 배당을 결의한 경우 이를 무효로 보고 있고, 이와 같이 법률상으로 무효인 배당인 이상, 기 지급한 현금배당금에 관한 법률상 부당이득으로서의 반환청구를 부득이하게 주주여러분께 요청드릴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주주여러분께 예기치 않게 기 지급된 배당금과 관련하여 반환을 요청드리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며, 주주분들께 불편함과 심려를 끼치게 됨을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과 말씀 드립니다. 불편하시겠지만 기지급 배당금의 반환에 협조를 부탁드리는 바이며, 이와 관련된 절차 및 방법 등은 첨부한 안내서에 상세히 기재하였습니다.
 
주주여러분!
저희 홈센타홀딩스는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에는 지금보다는 더 엄격한 회계업무처리와 외부기관과의 자문 및 업무협조를 바탕으로 철저한 내부통제시스템의 구축을 통한 내부관리로 현재보다는 더욱 더 투명한 경영을 실천하여 두 번 다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전 임직원은 열과 성의를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신사업의 진출과 적극적인 M&A를 통한 시장지배력 확장, 재무구조의 개선과 효율화 등 기업의 성장과 가치를 제고함과 동시에 주주여러분들께 더욱 더 많은 이익을 환원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습니다. 일시적이거나 임시방편성이 아닌 중장기계획을 철저하게 수립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주주여러분께 다가가겠습니다.
 
주주여러분!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은 어느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책임을 통감하며 환골탈태하는 심정으로 업무에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홈센타홀딩스가 바르고 정직한 기업으로 더욱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성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주주여러분께 사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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