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달 출시한 아이폰16의 출시 첫 주 판매량은 3700만대로, 전작 대비 12.7% 감소했다.
이에 애플 매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LG이노텍의 3분기 실적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은 3분기 영업이익 261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약 한 달 전만 해도 3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이 전망됐지만, 아이폰 부진 소식에 추정치도 하락한 것이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4912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1조원 달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은 LG이노텍의 3분기 영업이익을 1476억원 수준으로 예상하며 "해외 고객의 신제품 효과가 이전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 수준이 분기 초 추정치 대비 크게 하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해외서 원재료를 높은 환율에 구매해서 제품을 낮은 환율에 팔았다는 것이다.
가전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LG전자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이는 반면 자회사 LG이노텍은 애플의 신제품 발표가 하반기에 이뤄지면서 '상저하고'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LG이노텍이 하반기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보이면서 덩달아 부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형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의 잠정실적 발표 후 LG이노텍의 영업이익을 1423억원으로 추산하며 "연결 자회사가 최근 낮아진 기대치 2000억원도 하회하는 등 실적이 저조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2분기 영업손실이 전분기 수준에서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이폰과 더불어 OLED가 탑재된 신작 아이패드 판매량도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적 전망치도 하향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3분기 아이패드용 OLED 패널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40% 감소했다.
전자 계열사들이 하반기 부침을 겪으면서 LG그룹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올해 부회장 승진 후보로 조 대표와 정 대표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마다 승진 기준은 다르지만 외부에 나타나는 명분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실적 성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