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내년 사업 계획을 짜기 위한 사업 보고회에 들어간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날부터 전자 계열사를 기점으로 약 한 달간 순차적으로 주요 계열사의 사업 보고를 받는다.
이번 사업 보고회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른 올 한해 사업 성과와 이에 대한 계열사별 대응 전략을 집중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 3분기 그룹 대표 계열사인 LG전자가 늘어난 물류비와 마케팅비 영향으로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고 LG이노텍 또한 3분기 잠정실적 발표에 앞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기에 돌파구 마련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구 회장이 강조해 온 고객 가치 내재화 전략과 미래 먹거리로 점 찍은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ABC) 분야 등을 중심으로 한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예정이다. LG그룹은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102조원을 국내에 투자할 것이며 그중 50조원 이상을 ABC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인공지능(AI) 연구 거점인 LG AI연구원을 통해 초거대 AI 모델과 딥러닝 모델 등 최신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또한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며 10년, 20년 후 미래를 위한 포석을 깔고 있다.
앞서 구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사업본부장 등 그룹 최고경영진 40여 명은 지난달 25일 '사장단 워크숍'을 열고 차별적 고객 가치 실행 가속을 통한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금의 LG는 세계 최고, 최초를 위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해 온 결과"라며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넘어 최고, 최초의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 LG의 미래에 기록될 역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월에는 2주간 전략 보고회를 열고 LG전자와 LG이노텍 등 일부 계열사와 사업본부의 인공지능(AI)과 전장(차량용 전기·전자 장비) 사업 등에 대한 중장기 전략 방향을 점검했다. LG전자는 AI 반도체를 탑재한 AI 가전 및 스마트홈 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LG이노텍은 고성능 카메라 모듈과 고부가 반도체기판, 전장부품 사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나아가 LG그룹은 이번 사업 보고회 내용을 토대로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11월 말께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할 전망이다.
지난해 인사에서는 '44년 LG맨'이자 그룹 2인자로 통했던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당시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구 회장 취임 당시 6인 체제였던 부회장단이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2인 체제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올해 인사에서 부회장 승진자가 나올지 주목된다.
재계에서는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등이 부회장 승진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