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부모가 육아휴직 이용하면서 급여를 받는다는 꿈같은 이야기다. 외벌이가 버거워 맞벌이를 하자니 중위소득에 걸려 장애인 대상 육아 돌봄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임신하고 주민센터에 가서 복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안내 받고 싶었지만 청각장애인의 한계를 넘기가 어렵다. 담당 직원이 장애인 임산부에 대한 복지 정책을 인지하지 못해 전화로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답변하는 방식으로 안내하는 데 그마저도 정보가 너무 부실했다.
이는 장애인 부부들이 체감하는 대표적인 현실적 어려움이다. 물질적인 복지 정책도 필요하지만, 자녀를 양육하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16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저출생 정책 발굴을 위한 장애인 부부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지체·시각·청각 등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부모(부부) 7명과 은성호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을 비롯해 유혜미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이 참석했다.
우선 복지부의 저출생 정책 소개로 시작된 간담회는 참석한 장애인들의 임신·출산·양육 과정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복지부는 이날 나온 애로사항 사례를 바탕으로 향후 정책에 적극 반영한다는 목표다.
가장 먼저 입을 뗀 A씨(43세)는 “10살 딸과 4살 남아를 키우고 있다”고 소개한 뒤 △중위소득 폐지 △유모차 안전을 위한 도로 개선 △자폐 아동 우선 진료권 등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외벌이 상태에서 육아 돌봄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게 만만치 않다”며 “맞벌이를 하려하면 중위소득 기준에 걸려서 다른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다 보니 여러 가지로 어렵다”며 중위소득 폐지를 요청했다. 또한 “대부분 정규직 아닌 2년 단위로 비정규 근무를 하다 보니 육아휴직을 쓰면서 돈을 받는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라며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모든 이에게 폭넓게 이뤄지는 일괄적인 정부 정책을 장애인 맞춤형 서비스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청각장애인 B씨는 “주민센터를 방문해서 도움을 받고 싶어도 담당 직원들이 잘 모르고, 추후 회신을 문자로 해달라고 해도 전화를 한다”며 “장애인 특성에 맞게 안내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청각장애인인 C씨는 “아직 자녀가 없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잘 살아 갈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정보를 많이 알아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며 “맞춤형 서비스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동의했다.
이들의 의견을 청취한 은성호 복지부 인구·사회서비스정책실장은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관련 부분들을 다시 들여다보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임신‧출산‧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부의 정책방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