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리스트'에 정치권 들썩…與 내부 "이대로는 안 된다" 위기감

2024-10-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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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희 여사에 대한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명태균씨가 여권 '빅샷(주요 인물)'과 관련한 폭로성 발언을 연일 내놓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여권 다수 인사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자 여당 내부에서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감지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이 명씨가 공개한 문자를 두고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라고 해명했으나, 이에 대한 계파 간 해석이 분분하면서 자중지란에 빠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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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친한 '자중지란'…국감 영향 대처도 미흡

野, 탄핵 공세…"김 여사, 실질적 통치자 분명"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마중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1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며 마중 나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에 대한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명태균씨가 여권 '빅샷(주요 인물)'과 관련한 폭로성 발언을 연일 내놓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여권 다수 인사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자 여당 내부에서는 "이대로는 안 된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감지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이 명씨가 공개한 문자를 두고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라고 해명했으나, 이에 대한 계파 간 해석이 분분하면서 자중지란에 빠지는 분위기다.
앞서 명씨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지난 2021년 김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등 윤 대통령을 지칭한 것으로 암시되는 발언을 했다. 그간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의 특수 관계설을 주장하던 상황에서 직접적인 증거를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친오빠였다고 하더라도 석연치 않다"며 "대통령실 설명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채널A 유튜브에서 "오빠가 대통령인가, 친오빠인가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니다. 친오빠는 왜 그런 판에 끼는 것이고, 왜 명씨랑 접촉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 강명구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대통령실의 해명이 맞다고 본다"면서도 "지금은 민주당 입법폭거를 막아낼 때다. 우리끼리 분열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한동훈 대표를 겨냥해 "대통령 탓만 하려면 여당 대표는 왜 하고, 지도부는 왜 하는 것인가"라며 "용산 탓, 김 여사 탓을 하려고 재보궐 선거에 해가 되는 자해쇼를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불필요한 잡음이 확산될 것을 우려해 명씨에 대한 법적 조치 등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당 차원에서도 국정감사 기간 내 뚜렷한 활로를 찾는 게 쉽지 않은 상태다. 다만 명씨가 홍준표 대구시장, 오세훈 서울시장과 진실 공방을 벌이면서 22대 총선뿐 아니라 20대 대선·2021년 서울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이 여권 전체로 확산된 터라 조속히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계파색이 약한 한 여당 의원은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의원들이 (명씨 논란에) 당연히 위기의식을 느끼는 건 맞다"며 "국정감사 중이라 의원총회 내지는 저녁 회식할 기회도 마땅치 않았다. 사안을 제대로 논의할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귀띔했다. 다른 영남권 의원은 여론을 의식한 듯 "당에서 추진하는 법안(명태균 방지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만남이 내주 초 예정돼 있지만, 난국을 타개할 만한 성과는 내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7월 취임 이후 사안마다 윤 대통령과 이견을 보였던 한 대표는 최근 김 여사 공개 활동 자제, 대통령실 인사 쇄신을 요구하면서 압박 수위를 올리고 있다. 전날에도 "제가 이미 말씀드린 조치들을 신속히 그리고 반드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김 여사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독대 의제가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여당으로서 전해야 할 민심은 가감 없이 말할 것"이라며 "그것을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건 참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여당의 분열 분위기 속에서 민주당은 탄핵 공세를 펴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그 오빠가 누구인지 대통령실 말고 김건희 여사가 직접 답하라"며 "대통령실이 김 여사 카톡 대화 내용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것을 보면 김 여사가 실질적인 통치자인 것이 분명하다"고 직격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도 "'오빠가 누구냐'가 '바이든 날리면'에 이어 두 번째 국민 퀴즈"라며 "'남편 오빠' 하면 바보가 되고 '친오빠'면 농단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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