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지갑이 열릴 기미가 없는 가운데 경제 심리도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라 2분기 역성장에 이어 3분기 역시 0%대 성장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884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4만4000명 늘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0.1%포인트 오른 63.3%로 1982년 월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찍었다.
다만 업종별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4만5000명 늘어나면서 고용 시장 호조를 견인 중이지만 전체 취업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취업자는 되레 4만9000명 줄었다. 수출 활황에도 3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견조한 고용 지표는 고령층 취업 확대에 따른 착시 효과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작 내수 회복에 기여할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형국이다.
일자리 상황이 여의치 않다 보니 서민층 경제 심리도 위축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뉴스심리지수는 6월(109.38) 이후 △7월 106.66 △8월 99.47 △9월 98.84 등으로 3분기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뉴스심리지수는 언론 기사를 통해 드러난 경제 심리를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웃돌면 경제 심리가 과거 장기 평균(2005~2022년)보다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통상 뉴스심리지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보다 1개월,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보다 2개월 정도 선행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8월과 9월 지수가 모두 100을 하회하면서 실물 경제 역시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0.2%)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도 0%대 초반 성장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수는 아직 뚜렷하게 회복될 모멘텀이 없고 수출은 오히려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3분기 성장률은 0.7~0.9%만 기록해도 아주 좋게 나오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지난해 기저효과 영향으로 3분기 성장률은 2분기보다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수출 호조로 연간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더라도 내수 사정과는 괴리가 크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