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한 강남권 경매 시장마저 위축되고 있다.
16일 법원경매정보 매각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에서 이뤄진 아파트 경매 204건 가운데 85건만 낙찰이 이뤄지며 낙찰률 41.7%를 기록했다. 8월(44.4%)보다 2.7%포인트(p) 떨어진 수치다.
‘강남3구’ 중 유일하게 낙찰률이 상승한 서초구의 경우도 경매 분위기는 한풀 꺾였다. 지난 8월 110.6%에 달했던 서초구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된 금액의 비율)이 9월 들어 87.7%까지 빠지는 등 감정가를 웃도는 가격에도 낙찰을 받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송파구 역시 같은 기간 낙찰가율이 100.1%에서 93.8%로 하락했다.
통상 집값 상승을 기대하면 경매 응찰자가 많아져 경쟁률이 높아지고 낙찰가도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낙찰가율 하락은 앞으로 집값 향방을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로 인한 매수심리 위축과 무관치 않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 잠정지수는 -0.47%로 지난해 12월(-1.13%) 이후 9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시중은행 대출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매수 심리가 쉽게 살아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