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번역의 중요성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에 이어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역시 번역가들의 숨은 노력 덕분이란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K-콘텐츠 번역을 전문으로 하는 번역가를 적극적으로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문학을 포함한 K-콘텐츠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전문 번역가 양성이 필수라는 의견이 확산하고 있다. K-콘텐츠가 해외에서 인정받으려면 고품질의 번역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인식이다.
한강 작품을 세계 무대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영국인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36)는 ‘채식주의자’를 번역해 2016년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한강과 공동 수상한 바 있다. 앞서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 4관왕을 수상했을 때 번역가 달시 파켓 역시 숨은 주역으로 평가받았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현재 번역아카데미를 석사 과정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번역대학원대학으로의 변화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한국문학번역원 관계자는 “현재 사립 통번역대학원은 통역이 중심일 뿐만 아니라 번역의 경우 다양한 부문을 다뤄서 문학번역에 특화되지 않는다”며 “번역아카데미는 문학을 비롯해 영화 자막, 웹툰 등 문화 콘텐츠가 번역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문학 장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덕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문학번역원의 2024년 현재 기준 재학생 국적 비율은 러시아(14.47%), 중국(11.84%), 독일(10.53%), 일본(10.53%), 프랑스(9.21%) 등 순으로 외국인 학생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 학생의 비중은 7.89%에 불과하다.
김윤덕 의원실 관계자는 “기존 통번역대학원은 한국어가 모국어인 학생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외국 문학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데 집중한다”며 “한국문학번역원은 한국문학을 외국어로 바꾸는 작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강의 작품들은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28개 언어로 번역됐다. 이를 통해 전 세계에서 총 76종의 책이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