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KGM)와 르노코리아가 잇따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신차를 출시하며 국내 중형 SUV 시장 판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두 회사의 신차가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기존 시장 강자였던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싼타페의 점유율이 두 달 만에 10%포인트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9월 KGM의 '액티언'과 르노코리아의 '그랑 콜레오스'는 각각 1686대, 3900대 판매되며 국내 중형 SUV 시장(2만2525대)에서 합산 24.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두 모델은 8월부터 판매를 시작해 점유율을 꾸준히 끌어올렸으며, 지난달 중형 SUV 시장에서 8월(5.1%) 대비 19.7%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의 대표 중형 SUV 모델인 쏘렌토와 싼타페의 점유율은 11.7%포인트 감소했다. 7월까지만 해도 두 모델은 중형 SUV 시장의 64.7%를 점유했으나, 8월에는 56.8%, 9월에는 53.0%로 떨어지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동안 중형 SUV 시장은 사실상 현대차그룹이 장악해왔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그룹 외 브랜드가 생산한 중형 SUV는 KGM의 토레스, 르노코리아의 QM6, 쉐보레의 이쿼녹스 3종뿐이었으며, 이들 차량의 연간 점유율은 21.7%(4만8728대)에 불과했다.
준중형·중형 SUV 시장을 합산할 경우 현대차그룹 외 브랜드의 점유율은 13.3%(5만183대)에 그쳤다. 업계는 중형 SUV 라인업에 새로운 경쟁 모델이 등장하면서 소비자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출시 초기의 판매 상승 효과는 흔하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