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경절(10월 1~7일) 일주일간의 황금 연휴를 마치고 개장한 중국 증시는 9월 말 중국 정부가 발표한 경제 활성화 대책 효과 약발이 떨어진 데다가, 시장이 기대했던 추가 부양책이 나오지 않은 데 따른 실망감에 급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연휴 직전 한 주보다 3.56% 하락한 3217.74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선전성분지수와 창업판 지수 주간 낙폭도 각각 -4.45%, -3.41%에 달했다.
우선 주말 사이에 터진 굵직한 이슈가 이번주 시장심리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12일 란포안 중국 재정부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부양패키지 정책을 발표했다. 여기엔 ▲지방정부의 음성 부채를 낮은 금리의 채권으로 바꿀 수 있도록 일회성 대규모 부채 한도를 증액하고 ▲경기부양에 동원된 대형 국유 상업은행 자본 보충을 위해 특별국채를 발행하고 ▲지방정부의 미분양 주택이나 유휴토지 매입을 위해 지방채나 세수도구를 활용하고 ▲ 저소득층 지원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올해 연말까지 발행 예정된 정부채 기금 중 미사용분 2조3000억 위안(약 440조원)과 지방채 잔고 4000억 위안을 활용하는 한편 특별국채도 추가로 발행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구체적인 특별국채 발행 규모나 세부적인 정책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데다가, 대부분의 재정 지원 내용이 올해 발행한 정부채 기금 중 미사용분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재정 부양책으로 보기 힘든 만큼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다만 이달말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회의를 거쳐 특별 국채 발행 액수를 확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추가 부양책에 대한 낙관론도 존재한다. 앞서 외신에서도 중국이 올해 최소 2조 위안에서 최대 10조 위안의 대규모 특별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이번 재정부양책이) 중국 국내 수요를 촉진하고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현재 중국 경제는 심각한 디플레이션 압박에 맞닥뜨린 상황이다. 13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년 전에 비해 2.8% 떨어지면서 2016년 이후 최장기간인 24개월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작년 8월과 11월 각각 -3.0%의 낙폭을 기록했던 중국 PPI는 올해 들어선 -2.5%(1월)→-2.7%(2월)→-2.8%(3월)→-2.5%(4월)로 2%대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후 5월에는 -1.4%, 6월과 7월엔 -0.8%, 8월엔 -1.8%로 낙폭이 다소 줄어들었으나 9월 들어 다시 올해 최대 하락을 기록했다.
이어 14일에는 중국 해관총서가 9월 수출입 지표를 발표한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중국의 9월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달 8월 증가율(8.7%)보다 다소 둔화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수입 증가율은 1%로, 전달(0.5%)에 비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18일에는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액(GDP)을 비롯해 9월 소비 투자 생산 지표가 일제히 발표된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3분기 경제성장률을 4.5%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중국이 목표로 하는 5% 성장률보다 낮은 것이다. 중국의 올 들어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5.3%, 2분기 4.7%로 갈수록 둔화하는 양상이다.
9월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2.1%로 전달과 동일할 것으로 관측됐으며, 산업생산 증가율은 4.6%로, 전달(4.5%)보다 소폭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1~9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3.3%로, 1~8월 3.4%보다 소폭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