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길었던 긴축 시대가 막을 내렸다.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자들은 이자부담이 줄어들길 기대하고 있지만 '내 대출금리'는 당분간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와 대출금리는 어떻게 정해질까?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전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본격적인 통화정책 기조 전환의 시작을 알렸다.기준금리란 중앙은행인 한은과 시중 금융기관 간 거래를 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를 의미한다. 일반인들의 예금과 대출 등 경제활동에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금리는 아니다. 기준금리는 한은의 최고결정기구인 금통위에서 연 8회에 걸쳐 회의를 통해서 결정하는데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들은 이를 기준으로 운영비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금리를 책정하게 된다.
특히 은행은 대출금리를 은행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와 같은 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정한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의 경우 은행이 실제로 자금조달을 위해 취급한 수신 상품의 금액과 금리 등을 이용해 계산한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금융채 등의 가격도 떨어지면서 코픽스도 내려간다.
가계대출 불씨 여전…금융당국 "경각심 가져야"
은행들은 최근에도 재차 금리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오는 14일부터 주담대 우대금리를 0.05~0.25%포인트 축소한다. 우대금리를 축소하면 최종 대출금리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4일부터 변동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0.20%포인트,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0.15~0.25%포인트 인상했으며, 신한은행도 같은 날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0.20%포인트, 0.45%포인트 올렸다. 농협은행은 우대 금리 규모를 줄였다.
하나은행도 이달 초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20%포인트(비대면), 0.50%포인트(대면) 인상했고, 우리은행도 주담대 금리를 0.1~0.2%포인트 올리고 전세대출 금리는 0.2%포인트 높였다.
지난달 들어 상승폭이 꺾인 가계대출 또한 언제든 다시 오를 수도 있다. 금리가 인하되면 이자부담이 줄어들어, 부동산 등 투자 수요를 자극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9월 금융권 주담대는 6조9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큰 수치다. 2금융권의 주담대 또한 7000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폭이 여전히 크고, 추석 연휴 등 계절적 요인도 작용한 점을 고려할 때 높은 경각심을 가지고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연초 수립한 자체 가계대출 경영목표를 준수하기로 한 만큼, 개별은행 상황에 맞는 세심한 여신심사 기준을 통해 남은 3개월 동안 가계부채 관리에 만전을 기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