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의 회사는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자동차 회사로, 근로자들에게 업무에 사용할 적정량의 목장갑을 자율적으로 수령해가도록 하고 있었다. 그런데 A씨는 업무에 필요한 양보다 훨씬 많은 목장갑을 매달 가져갔는데, 그가 이렇게 가져간 목장갑은 총 100~120켤레에 달했다. 목장갑의 가격은 약 2만~5만원 정도였다.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한 회사는 A씨에게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렸다.
# 영업사원 D씨는 외근 활동이 많다는 직무 특성을 이용해 회사 아침 조회가 끝나면 집으로 귀가해 쉬는 등의 행위를 반복했다. 회사 감사 결과 D씨가 근무시간 중 자택에 체류한 시간은 일 평균 3시간46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근무시간 중 사적행위 금지' 지침을 여러 번 공지했지만 D씨의 자택 체류 행위가 계속되자 D씨를 해고 처분했다.
'소확횡'의 가장 흔한 사례는 A씨 경우처럼 회사 비품을 밖으로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다. 법원은 회사가 복리후생 차원에서 비품을 제공했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비품의 소유권은 회사에 있다고 보고 있다. A씨 사건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A씨는 장기간 업무상 필요하지 않은데도 목장갑을 과다하게 수령해 모아왔고 양손으로 들어야 할 정도로 많은 양의 목장갑을 라면박스에 가득 채워 무단반출하려 한 점을 비춰봤을 때 이 같은 징계는 타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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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시에 있는 한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 B씨가 회사 소유의 130여만원 상당의 공구들을 공장 외부로 가져가려다 회사에 발각된 사건에서도 법원은 절도죄로 기소된 B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회사 업무용 차량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례도 있다. 택시회사 소속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C씨는 약 5개월 간 운휴일에 택시를 무단으로 사용해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C씨는 "징계처분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을 맡은 대전지법 행정2부는 "회사가 여러 차례 소속 택시기사들에게 '비번일에 법인택시를 개인적 용도로 운행하지 말 것'을 지시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C씨가 비번일에 총 22회에 걸쳐 법인택시를 개인적 용도로 운행한 행위가 정당화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D씨의 사례처럼 업무시간을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등 시간을 횡령하는 '소확횡' 역시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회사의 해고 처분에 반발한 D씨는 소송을 냈지만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는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회사가 여러 차례 영업사원 등에게 자택체류 및 사적 활동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협조전을 보내는 등 근무기간 확립을 위한 지침을 공지해왔는데도 상사의 허가 없이 근무시간 중 근무지를 이탈해 귀가한 후 자택에 체류한 행위는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 농협중앙회 직원 E씨는 근무 중 동료 직원들에게 다단계 판매를 하다가 적발돼 해고됐다. 재판부는 "E씨가 농협중앙회에 직접적으로 중대한 손해를 일으켰다고 볼 순 없지만 기업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며 해고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