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30조원 규모의 세수 결손에 대한 책임과 미진한 재원 대책을 놓고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내수 부진 등 체감 경기 회복세가 더딘 터라 정부의 낙관적인 경제 상황 인식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최근 국회에서 폐기된 지역화폐법을 두고 여야 간 신경전도 연출됐다. 민간 소비 진작과 자영업자 애로 해소를 위해 지역사랑상품권 활성화가 절실하다는 야당 주장에 맞서 여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지역화폐 운용사인 '코나아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언급하며 ' 이권사랑상품권'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지난달 정부는 올해 국세 수입이 당초 예상했던 367조3000억원보다 29조6000억원 모자랄 것으로 전망했다. 그 결과 내년 지방교부세가 11조~12조원 정도 줄면서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이달 말 세수 결손에 대한 정부 재원 대책을 내놓겠다는 최 부총리의 발언에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기재위 국감에서 가장 핵심적인 의제는 세수 결손에 대한 대책"이라며 "구체적인 재원 대책을 국감 이후 정무적으로 유리한 시점에 발표하려는 의도"라고 공격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지자체와 소통하면서 내부적으로 가용 재원을 파악하는 중"이라며 "아직 대책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국감 기간을 피해 발표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부가 경제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인식한 결과 내수 침체의 골이 깊어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소비 증가율이 5분기 연속 1% 미만을 기록했고 투자도 4분기 연속 마이너스"라며 "정부가 무슨 근거로 경제가 좋아졌다고 인식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최기선 의원도 "민간 소비 증진과 자영업자의 어려움 극복을 위한 적극 재정이 아주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라며 "이런 상황에서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지역화폐는 정부가 지난해와 올해도 '제로' 예산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 부총리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비롯해 내수 부문별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만 민생회복지원금과 지역사랑상품권의 소비 진작 효과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에둘러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여당도 이재명 대표를 공격하며 지역화폐 반대론에 합세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지역상품권에 지원한 국비 3조원 중 경기도가 5000억원을 차지한다"며 "특정 지역상품권의 운영대행사에 대해 이재명 현금 인출기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역상품권에) 왜 이렇게 매달리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