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소년은 물론, 2030 세대의 문해력이 논란을 빚고 있다. 사회에서는 과거 일부 청소년의 문제로 치부됐던 '문해력 저하'가 성인층까지 확산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제578돌 한글날을 맞아 전국 초‧중‧고 교원 58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 문해력 실태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91.8%가 '과거에 비해 학생들의 문해력이 떨어졌다'고 답했다. 또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발표한 '제4차 성인문해능력조사 결과'에서는 우리나라 성인 146만 명(3.3%)의 문해력 수준은 초등학교 1·2학년 학습이 필요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학부모들이 가정통신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금일(今日)'을 금요일이라고 이해하는가 하면, 우천시(雨天時)를 "우천시(市)가 어디냐"고 묻는 이도 허다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자 문화권이다. 젊은 세대들이 우리말로 자주 쓰는 한자어에 익숙해지도록 교육 체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조금 달리 생각해보자. 왜 굳이 이들의 문해력만을 탓하려 드는가. 왜 이들이 한자어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하는가.
학교를 비롯한 기관에서 오가는 문서에 쓰이는 대부분의 한자어는 우리말로 충분히 바꿔쓸 수 있다. 더 나아가 수많은 영어식 표현도 우리말로 바꿀 수 있다. 단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문해력'을 탓할 것이 아니라, 우천시는 비올 때, 중식은 점심식사로 바꾸면 될 일이다.
한글은 한국 문화의 독자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세계 역사상 전제주의 사회에서 왕이 백성(국민)을 위해 문자를 창안한 사례는 없었다. 그만큼 한글은 문자 발명의 목적과 대상이 분명하다.
최근 한류 열풍을 타고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이들이 넘쳐나면서 한글은 명실상부 세계인의 언어로 거듭났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한글'을 외면하면서 한자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젊은세대들의 문해력만 탓하고 있다.
탓하지 말고, 노력하고 독려하자. 국민이 쉬운 우리말을 쓸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하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