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를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의 개발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인·태 지역 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의 성장을 위해 디지털을 포함한 주요 분야의 ODA(공적개발원조)를 더 늘릴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9일 오전(현지시간) 싱가포르 오차드호텔에서 싱가포르 정부 산하 동남아연구소가 주최한 '싱가포르 렉처'에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을 위한 한반도 통일 비전'이란 주제로 연설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인·태 지역의 자유, 평화, 번영 증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대한민국은 6·25 전쟁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을 때 국제 사회의 도움을 받아 자유를 지켜냈던 생생한 기억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한국인들은 개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지켜주는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해 각별한 믿음과 의지를 갖고 있다"며 "이러한 의지에 따라 한국 정부는 올해부터 인·태 지역 국가들을 대상으로 민주주의 증진에 기여하는 개발 협력 사업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인·태 지역의 해양 평화를 지키기 위한 '협력의 힘'을 키우는 데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 불법 어업 행위에 대한 역내 도서국들의 실시간 원격 감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해양 감시와 정보 공유를 위한 국제 협력도 촉진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내년에는 대한민국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경주 APEC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인·태 지역의 협력 체계를 가꿔 나갈 것"이라며 "특히 인·태 지역의 중심부에 위치한 아세안 국가들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디지털, 교육, 기후 대응, 스마트시티, 교통 인프라 분야에 대한 ODA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일본, 호주, 인도, 캐나다 등 역내 국가는 물론,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역외 가치 공유국들과 함께 인·태 지역의 발전에 함께 기여하기 위한 협력 사업을 꾸준히 발굴하겠다"며 "또한 올해 12월에 아세안, 태평양도서국(태도국), 인도양 지역국, 유럽국 다수가 참여하는 '인도·태평양 고위급 포럼'을 개최해 인·태 지역 협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