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뷰]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 '팀 코리아' 꾸려야 할 때

2024-10-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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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에서 '보조금 지원'은 새로울 게 없다.

    실제로 미국은 2022년 자국 내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에 총 527억 달러(약 70조8200억원)를 지급하는 '칩스법'을 제정해 시행 중이다.

    특히 미 대표 반도체 기업 인텔에 85억 달러(약 11조4200억원)에 달하는 직접 보조금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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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산업팀 차장
이효정 산업부 산업팀 차장.
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에서 ‘보조금 지원’은 새로울 게 없다. 주요 국가들은 첨단산업에서 가격경쟁력과 기술력 확보에는 보조금 정책이 효과적이라는 것에 공감하며 진작부터 지원 정책에 힘을 쏟고 있어서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반도체 업계가 유례없는 호황을 맞은 가운데 주요 국가는 첨단 기술력 선점을 위해 보조금 지급에 더 적극적이다.

다만 최근 글로벌 시장의 모습을 보면 ‘한국 기업만 낙오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스러운 목소리가 들린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중국, 일본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전략산업에 수십조원의 보조금을 뿌리고 있는 사이, 한국은 한 푼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은 2022년 자국 내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기업에 총 527억 달러(약 70조8200억원)를 지급하는 ‘칩스법’을 제정해 시행 중이다. 특히 미 대표 반도체 기업 인텔에 85억 달러(약 11조4200억원)에 달하는 직접 보조금을 지원했다. 이는 지난해 인텔 매출의 약 16%에 달한다.

또 인텔은 유럽·아시아 공장 건설은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미국 내 투자는 계속하겠다고 했다. 미 국방부는 군사용 반도체 제조를 인텔에 맡기고 30억 달러(약 4조300억원)를 투입키로 했다. 30억 달러는 칩스법에 따라 지원받기로 한 85억 달러와는 별개다. 그야말로 전방위적인 지원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는 지난해 중국 정부로부터 2억7000만 달러(약 36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받기 시작했다. 미·중 갈등 상황 속에서도 보조금뿐만 아니라 설비투자나 연구개발(R&D)까지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일본도 반도체 부활을 노리고 보조금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지난해까지 도요타, 소니 등이 연합한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에 63억 달러(약 8조4600억원)의 보조금을 투입했다.

한국은 보조금 지원이 사실상 전무하다. 주요 기업들은 직접적인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고,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지원 등 간접 지원책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반도체가 호황기를 맞았다는 말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1621억 달러(약 217조 8600억원)로 전분기 대비 6.7% 증가했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 경신이다. 이는 직전 최대치 기록을 세운 2021년 4분기보다도 5억 달러 증가한 수치로 ‘AI발 호황’ 덕분이다. 다만 해당 시장이 엔비디아를 비롯해 소수의 기업이 독식하는 형태라는 점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더라도 반도체와 관련해 미국의 중국 견제와 자국 내 투자 확대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 역시 미·중 갈등 속에서도 자국 기업 보호와 지원에는 눈치를 보지 않는다.

최근 국내에선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따라잡았다면서 우리 기업들과의 경쟁을 부추기는 이야기가 왕왕 들린다. 이제는 글로벌 경쟁 시대다. 한국도 정부와 기업들이 힘을 합친 ‘팀 코리아’를 꾸려 글로벌 도전에 맞서야 한다.  

한국 정부는 기업에 과감한 재정 지원을 현실화하고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국회도 반도체지원 특별법 등을 조속히 통과시킬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산업기술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라는 점을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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