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양국 경제인들과 만나 정부 차원의 경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필리핀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으로 원전, 인프라 등 사업에 대한 우리 기업의 더 많은 참여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7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양국 경제인뿐만 아니라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즈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도 함께했다.
그러면서 "오늘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를 계기로 필리핀과의 전략적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양국 간 체결된 '바탄 원전 타당성 조사 MOU'를 언급하면서 "원전을 다시 도입하기 위해 준비 중인 필리핀과 원전 협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필리핀에서도 '팀 코리아'가 최고의 원전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와 관련해서도 "양국 간 인프라 협력도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기대되는 분야"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필리핀이 '빌드, 베터, 모어(Build, Better, More)'와 같은 대규모 인프라 개발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한국은 필리핀의 중점 인프라 사업에 협력하고자 대외협력기금(EDCF)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필리핀의 도로, 교량 등 인프라 확충에 우수한 한국 기업들이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필리핀이 자원 부국으로 세계 2위 니켈 생산국인 점을 강조하면서 "공급망에 있어 두 나라가 협력할 분야가 매우 많다"며 "이번 '핵심 원자재 공급망 협력에 관한 MOU' 체결을 통해 양국은 핵심 광물 탐사와 기술 개발, 원자재 공급망 중단 시 상호 지원 등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이상 기후가 잦아지면서 식량 안보에 관한 각국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며 "농약, 비료, 농기계 등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양국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농기계 생산 공단'이 빨리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농기계 생산 공단을 통해 필리핀의 환경과 작물에 적합한 농기계가 개발·보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에는 양국의 기업인, 정부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등이, 필리핀에서는 프레드릭 고 투자경제특별보좌관, 크리스티나 로케 통상산업부 장관 대행, 유니나 망요 필리핀상공회의소 회장, 라몬 앙 산 미겔 회장, 사빈 아보이티스 아보이티스그룹 CEO 등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한경협과 필리핀상의 간 경제 협력 촉진 등에 관한 MOU를 포함해 양국 기업·기관 간 총 13건의 MOU가 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