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열린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는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한 이진숙 위원장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현재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이진숙 위원장은 지난 4일 제출한 불출석사유서에서 "탄핵심판 중으로 직무정지 상태여서 국정감사 출석이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날 국감에는 김태규 방통위 위원장 직무대행이 대리 출석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나왔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진숙 위원장은) 국회에 직무가 정지 중이라 출석을 안 하겠다는 궤변을 담은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면서 방통위 공직자들을 사적으로 동원한 사실까지 드러났다"며 "방통위 직원이 대리로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고 사유서마저 대리로 작성해 직인까지 본인들이 찍었다고 한다.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동행명령장을 통해 이진숙 위원장이 출석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통위 국감은 윤석열 정권의 방송장악 실체를 밝히고 공영방송 제자리를 찾도록 하기 위함이며 이진숙 위원장은 방송장악 핵심 증인"이라며 "또 한 번 국회에 불출석한 것은 법치 무시이며 국회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역시 "이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의견을 개진하고 유튜브에 출연하고 있는데 적어도 탄핵심사 기간 동안에는 정치적 메시지를 자제하도록 여당에서 말해야 한다"며 "여당에서 이를 하지 않으면 동행명령장 발부에 찬성할 수밖에 없다"고 거들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이 이진숙 위원장을 무리하게 탄핵해 자초한 일이라며 동행명령장 발부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이진숙 위원장은 탄핵소추로 인해 사실상 사형을 선고받은 것"이라며 "이진숙 위원장의 출석을 요구할 게 아니라 빠르게 탄핵심판 결론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현실적으로 탄핵소추 중인 이진숙이 국감장에서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라며 동행명령장까지 발부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반박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인 김혜경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거론하며 "민주당 의원들은 자기 당 대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이진숙 위원장은 들들 볶는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이진숙 위원장의 법인카드 유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김혜경씨의 관련 문제도 꺼낸 것이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전혀 관계없는 사안을 끌어들인다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대리 출석한 김태규 위원장 직무대행은 인사말을 통해 "방통위는 여러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기관장이 부재하고 위원회 개최도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위원회가 추진하는 주요 과제들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딥페이크 성범죄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짐에 따라 범부처 차원의 종합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인공지능(AI) 이용자보호법을 제정해 생성 AI 서비스 피해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분산된 미디어 규율체계 정비를 위한 통합미디어법안을 준비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뉴스제휴 평가기구의 공정성을 제고하고, 알고리즘 투명성을 확보해 포털 뉴스 서비스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고자 한다"며 "허위조작정보 근절 대책을 마련하고 이용자 스스로 사실 여부를 검증할 수 있도록 정보 판별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