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영풍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연합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우선 계열사인 영풍정밀 주식 대항 공개 매수에 나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제리코파트너스는 주요 경제 신문에 영풍정밀 보통주 공개매수 공고를 내고 2일부터 21일까지 공개 매수에 들어갈 예정이다.
제리코파트너스의 특별 관계자로는 최윤범 회장과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 등 고려아연 최씨 일가와 특수 관계인들의 이름이 올랐다. 이는 제리코파트너스의 영풍정밀 대항 공개 매수가 최 회장 측과 공동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공고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현재 영풍정밀 주식 지분 35.45%를 확보했다.
앞서 MBK 연합 측은 고려아연과 함께 영풍정밀 주식 공개 매수를 진행하면서 매수가로 2만5000원을 제시했는데 최 회장 측은 이보다 5000원 높은 3만원을 책정한 것이다.
최 회장 측이 본진인 고려아연보다 계열사인 영풍정밀 경영권 확보를 위한 대항 공개매수에 먼저 나선 것은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1.85%가 향후 치열한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은 조만간 고려아연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베인컴퍼니 측은 고려아연 주식 대항 공개 매수를 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국내 예치금 계좌 마련 등 실무적 준비를 모두 마쳤다.
다만 영풍 측이 법원에 제출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의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관련 계획을 시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르면 2일 법원의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 회장 측은 법원 발표 이후 자사주 매입과 공개 대항 매수를 병행할지, 고려아연 주식 공개 대항 매수로만 대응할지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최 회장 측 33.99%, 영풍 장형진 고문 측 33.13%로 비슷하다. MBK 연합은 약 2조2000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지분 7∼14.6%를 공개 매수한 뒤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