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대표는 1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M360 APAC' 기조연설에서 "지난 1년간 A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됐으며 이로 인해 산업 간 경쟁이 흐려지고 경쟁의 양상이 크게 바뀌고 있다"며 "빅테크 기업들이 첨단 통신, 네트워크 서비스로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KT 역시 통신을 넘어 A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제공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AI로 인해 경쟁 양상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김영섭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 기업들 간 협력이 필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혁신을 이끌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체 개발 기술에만 의존하는 것은 충분치 않다"며 "하나의 기술만으로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할 수 없으며, 한 기업이 모든 첨단 기술 분야를 다 선도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런 점에서 최근 MS와의 협력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KT는 지난달 30일 MS와 AI·클라우드 분야에서 수조원 규모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한국형 AI·클라우드·IT서비스 개발 △AX(AI 전환) 전문법인 설립 △AI 신기술·미래 네트워크 공동 연구 프로젝트 및 인재 육성 등을 함께 추진키로 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도 이날 기조연설에서 영상을 통해 "KT의 전문성과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력을 결합해 AI와 클라우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힘을 보탰다.
다만 그러면서도 외부 협력에만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김 대표는 단언했다. 자체 개발한 소형언어모델(SLM)인 '믿음'을 언급한 이유다. 그는 "통신사들은 AI 기술·데이터에 대해서는 핵심 역량을 확보하면서 외부 파트너들과의 협력 하에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며 "KT도 자체 보유한 하이퍼스케일 AI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믿음'이라고 하는 자체 언어모델을 출범해 산업 특화 SLM 개발에 주력한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동시에 통신사들이 본업인 통신 사업에서도 계속해서 발전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그는 "'AI 에브리웨어(AI everywhere)' 시대에 AI 서비스를 통해 고도로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자율주행차, 무인 로봇 공장과 같은 혁신적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려면 결국 초광대역·초저지연을 지원하는 통신망이 필수적"이라며 "6세대 이동통신(6G)과 같은 차세대 통신망으로 진화를 계속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주최로 열린 M360 APAC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KT가 주관했다. 올해는 'AI를 통한 디지털 국가 발전'을 의제로 정했으며 KT, 삼성전자, 텔스트라, 지오릴라이언스 등 국내외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학계 주요 인사들이 참여했다. 첫날 기조연설에는 김영섭 대표 외에도 마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 등이 발표자로 나와 AI 시대의 산업 발전 방향과 기술적·경제적 기회,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축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