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협동조합(신협) 두 곳 중 한 곳은 순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반 대출 연체가 신협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신협 조합 866곳 중 441곳이 올 상반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신협은 지난해 상반기 20년 만에 반기 적자를 기록한 이후 하반기 흑자 전환했지만 6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서게 됐다. 특히 이번 적자 총액(3374억원)은 지난해 상반기(669억원) 대비 5배에 달하는 것으로, 1960년 설립 이후 최대 적자다.
실적 악화 요인으로는 부동산 PF 부실에 따른 연체율 상승이 꼽힌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 여파로 부동산 PF 대출이 부실화되면서 신협의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졌고, 그만큼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올 1분기 기준 신협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10.23%로 지난해 말(6.02%)보다 4.2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전체 상호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평균 연체율(3.19%) 대비 3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PF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신협 전체 연체율도 지난해 말 3.63%에서 올해 1분기 5.81%로 상승했다. 6월 말에는 6% 후반대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전국 신협의 부실채권은 상반기에만 7조29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4조8231억원)와 비교하면 6개월 만에 51%(2조4698억원) 급등한 수치다.
문제는 앞으로다. 신협의 충당금 부담은 금융당국의 강화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하반기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신협은 지방 소재 미분양 아파트, 빌라, 콘도 등 비우량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아 만기 연장이나 경·공매 유찰이 반복되면 사업장 평가 등급이 하락해 더 많은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PF 관련 부실 대출 증가와 이에 따른 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적자를 면치 못하는 단위조합이 급증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PF 정리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방식 등으로 건전성 점검에 나서고 있지만 신협이 안정화를 찾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