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 배달앱 가속] 공정위 신고당한 배민..."최혜 대우 요구, 경쟁사가 먼저 시작" 반박

배달 오토바이가 서울 마포구 한 식당 앞에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지난 27일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신고한 가운데 공정위가 배민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 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배민이 음식 가격과 할인 혜택 등을 다른 배달앱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도록 입점업체에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협회가 공정위에 신고한 내용을 보면 협회는 배민이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2년 새 두 차례에 걸쳐 수수료 인상을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점주가 부담하는 중개 수수료율을 최근 6.8%에서 9.8%로 인상한 것과 관련해  "배달앱 시장 점유율 약 60%를 차지하는 배민의 불합리한 가격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급이나 공급 비용 변동이 없음에도 배민은 정당한 이유 없이 배달앱 이용료를 대폭 인상했다"고 지적했다.

또 최혜 대우 요구 행위도 위반했다고도 했다. 점주에게 메뉴별 음식 가격, 배달 가능 최소주문금액을 경쟁 배달앱에 비해 낮거나 동일하게 설정하도록 배민이 요구했다는 것이다. 점주가 이를 거절하면 앱 화면 노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압박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최혜 대우가 수수료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모든 배달앱 수수료가 1000원인 상황에 배민이 수수료를 3000원으로 설정하면 점주는 배민 내 메뉴 가격을 1만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올리고 나머지 배달앱에서는 기존대로 1만원에 판매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같은 메뉴를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다른 앱으로 이동하고, 배민 이용자 수는 자연스레 줄게 된다. 배민이 이용자 수를 유지하거나 늘리려면 수수료를 다시 낮춰야 한다. 하지만 최혜 대우 조항은 이 같은 시장 가격 조정 기능을 무력화해 대표적인 불공정 행위로 꼽힌다.

이에 배민 측은 경쟁사가 먼저 최혜대우 요구를 먼저 시작했다고 반박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날 홈페이지에 '공정위의 조사 착수 보도 관련 입장문'을 올려 "업주에 대한 최혜대우 요구는 지난해 8월경 경쟁사가 먼저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배민은 "경쟁사는 당시 멤버십 회원 주문에 대해 10% 할인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업주들에게 타사 대비 메뉴가격이나 고객 배달비를 더 높게 책정하지 못하도록 하고 고객 대상 쿠폰 등 자체 할인 역시 타사와 동일하게 맞추도록 했다"고 항변했다.

이어 "올해 3월 말부터는 멤버십 회원 대상 무료배달을 도입해 최혜대우 요구를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배민 측에 현재 9.8%인 수수료율을 5% 수준으로 낮출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은 배민을 공정위에 신고한 배경에 대해"배민 측이 전향적인 개선안을 제시하겠다고 했으나 실망스럽게도 배달앱 3사 누구도 개선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개선 의지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 공정위에 신고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