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반도체 제왕’으로 군림했던 미국 기업 인텔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인수설이 연이어 나오는 상황에서 어떤 기업과 손을 잡느냐에 따라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인텔이 2·4분기 최악의 실적에 재무 상황이 불안해지며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등 위기에 빠지자, 이 회사를 인수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앞서 미국의 반도체 업체인 퀄컴도 인텔 인수를 추진한다고 알려지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퀄컴이 인텔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AP를 자체 생산하겠다는 의도로도 볼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점이다. 기존 주력 분야인 모바일 AP에서 AI PC·서버 칩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또 모바일 시장에서 선두 업체로 꼽히는 퀄컴이 인텔과 손잡고 PC 시장에 진출하면 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이란 예상이다. 삼성전자는 퀄컴 칩을 생산해왔으나, 퀄컴이 인텔을 인수하게 되면 삼성과의 협력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인텔은 신제품을 출시하며 AI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새롭게 선보인 제품이 인텔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인텔은 최근 중앙처리장치(CPU) 기반 AI 가속기 ‘가우디3’와 ‘제온6 P-코어(Xeon 6 with Performance-cores)’ 기술을 선보이며 AI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AI 반도체 대표 주자인 엔비디아와 경쟁을 예고한 인텔은 이번 신제품을 통해 높은 성능과 낮은 가격을 앞세워 엔비디아의 주력 AI칩 ‘H100’을 대체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인텔은 지난 8월 초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총 100억 달러(약 13조1200억원) 규모 비용 절감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배당금 지급 중단, 사업 구조조정과 전 세계 1만5000명 규모 감원, 부동산 매각 등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