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는 영풍과 함께 26일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66만원에서 13.6% 높여 75만원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 지분 1.85%를 쥐고 있는 영풍정밀의 공개 매수가격도 주당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25% 올렸다.
MBK는 "인상된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은 고려아연 역대 최고가(67만2000원)보다도 11.6%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경영권 확보를 위해 프리미엄을 한 차례 더 크게 붙인 것이다. 이를 위해 MBK는 전날 영풍으로부터 3000억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이러한 MBK-영풍의 행보에 이날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주가도 요동쳤다. 고려아연 주가는 이날 장 중 한때 74만7000원에 도달하며 공개매수가에 근접했다. 영풍정밀 주가는 주당 2만4950원으로 마감하며 공개매수가에 도달했다.
이에 시장에선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대항 공개매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정정공시로 인해 최 회장이 공개매수에 대응할 수 있는 기간은 10월 4일까지 5거래일만 남게 됐다.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기업어음(CP)을 발행해 400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27일 2000억원 규모의 CP를 추가로 발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이 자금이 영풍-MBK 공세에 맞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사주 매입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은 지난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회사가 보유한 2차전지 소재인 전구체 가공 기술이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되도록 판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가 핵심 기술 보유 기업이 되면 정부 승인 없이 외국 기업에 매각이 불가능하다. MBK의 엑시트(지분 매각)를 차단해 경영권 확보 공세에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이날 MBK-영풍의 공개매수가 인상을 놓고 "MBK-영풍이 (경영권 확보 후) 고려아연의 유무형 자산을 조각조각 나눠 파는 '묻지 마 빚투'에 나선 것"이라며 "국가기간산업을 지키려는 의도가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국감 증인으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인 김병주 MBK파트너스 대표와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채택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향후 회사 매각이 지자체와 직원 반발을 넘어 정치권 중요 의제로 급부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