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日증시 달구는 자민당 총재 선거…투심은 '보수파' 다카이치에 한표

2024-09-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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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1차 투표…3파전 전망

다카이치, '아베노믹스' 장세 재림 가능성

고이즈미, 8월 여론조사서 가장 많은 지지

이시바, 금융소득과세 등 공정 세율 주장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경제안보담당사진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경제안보담당[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정치자금 문제로 인한 파벌 해산 후 첫 자민당 총재 선거가 27일 투개표 일정으로 실시된다. 각 후보들이 내세우는 경제 정책과 조기 중의원 해산·총선거 여부가 금융투자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인 가운데 총선 후 시장의 반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직전까지 혼전 양상을 보인 이번 선거에서는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43),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67),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63)이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일본 현지 매체들은 이들 중 2명이 결선 투표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고이즈미·이시바’ 양강 구도 속에서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9일 출마 회견 당시 “경제성장을 끝까지 추구하겠다. 일본을 다시 한번 세계 정상에 올려놓겠다”고 공언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언론들의 관측을 종합하면 주식시장은 경제성장을 우선시하는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을 특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달 3~5일 증권사, 투자자 등 주식시장 관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퀵(QUICK) 월례조사에서 ‘주식시장에서는 누가 자민당 총재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29% 지지를 받으며 1위에 올랐다.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은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가까운 보수파 후보로, 시장에서는 2013년 무렵 ‘아베노믹스 장세’ 재림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 탄생이 실현되면 개혁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질 수 있다는 평이 나온다.
 
다른 유력 주자인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닛케이와 TV도쿄가 8월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자민당 총재에 적합한 인물’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바 있다. 올해 나이 43세인 그가 취임하면 헌정 사상 최연소 총재로 기록되는데, 각료 경험은 적지만 젊고 혁신 감각이 있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개혁의 기수가 되어주길 기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6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임금 인상과 ‘저축에서 투자’ 등을 내세운 기시다 후미오 정권의 경제정책을 “기본적으로 계승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를 바라보는 일본의 금리·환율 시장은 “기시다 정권의 정책을 잇는 노선이라면 시장에 혼란이 생기기 어려울 것”이라며 안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금융 시장의 이슈 가운데 우리의 ‘금융투자소득세’에 해당하는 ‘금융소득과세’ 강화에 적극적이다. 일본에서 급여에 따른 소득세율은 누적 과세로 최고 45%가 부과되는 반면 금융소득과세는 소득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20.3%가 부과된다. 따라서 금융 소득 비율이 많은 부유층일수록 오히려 소득세 납부 비율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이시바 전 간사장은 ‘공정한 세율 실현’을 내세우며 금융소득과세 강화를 주장하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열린 인터넷 토론회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은 세제 이슈와 관련해 “부담 능력이 있는 법인에 대해서는 좀 더 부담을 요청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일부 기업에 대한 법인세 증세 의지를 보인 그는 부담 능력이 있는 개인에 대한 소득세 증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만 소비세율을 10%를 넘는 수준으로 인상할 생각은 없다고도 말했다. 닛케이는 “이시바 전 간사장이 금융소득세 재검토와 같은 테마에 대해 언급하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일본 기준금리 방향성에 대해서는 엔저(円低) 현상을 ‘엔약(円弱)’이라고 지적하는 등 금리 인상을 통한 정책 수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아베노믹스에 대한 ‘공과’를 평가할 때라며 적극적인 금융 완화 및 재정 확장 정책의 폐해를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재정 및 금융정책과 같은 거시경제정책에 대해서는 명확한 생각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최근 엔화 강세 속에 일본 증시 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새 정권 출범을 계기로 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강한 상황이다. 닛케이는 “이르면 올해 10~11월에 총선거가 실시되면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매수’가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전했다. 총리 후보자의 공약에 따른 관련주 움직임도 일찌감치 활발해지고 있어 당분간 주식시장에서도 정치 동향이 중요한 테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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