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일 앞으로 다가온 10·16 재·보궐선거는 규모는 작지만 4·10 총선 이후 진행되는 첫 선거로 올해 하반기 민심 풍향계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전통적인 텃밭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 후보를 일찌감치 결정하면서 수성전에 돌입했다. 진보 진영이 초강세를 띠고 있는 전남 영광군수·곡성군수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정면 충돌하면서 '집안 싸움'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다음 달 재보궐선거에서 기초자치단체장 네 자리를 두고 격돌한다. 같은 날 진행되는 서울특별시교육감보궐선거는 보수·진보 진영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또 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배준영)과 부산 금정구(백종헌)는 여당이 참패한 지난 총선에서도 과반 득표로 깃발을 꽂은 지역이기도 하다. 배 의원과 백 의원은 총선 당시 각각 54.99%, 56.62%의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다.
변수는 최근 당정의 저조한 지지율 흐름이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한동훈 대표도 7·23 전당대회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의료대란' 등의 여파로 콘크리트 지지층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들 지역에서 여당이 패배할 경우 그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PK(부산·경남) 지역에 정통한 여권 관계자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경선을 통해 무소속 후보를 최소화시켰고, 여당 정서가 강한 지역이라 우세한 상황"이라면서도 "대통령 지지율이 낮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만약 패배한다면 한 대표의 입지가 날아갈 수 있을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며 "여야 총력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남 영광·곡성에서는 범야권 정당 간 선거전이 전개되면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3일 전남 영광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시작으로 24일 전남 곡성군, 25일 부산 금정구를 차례로 방문해 바닥 민심을 훑는다. 민주당은 혁신당이 제안한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에도 응답하지 않으면서 신경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조국 대표 등 혁신당 지도부는 지난달 말부터 전남 '한달 살이'에 나서며 선제 공격에 나섰다. 4월 총선에서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혁신당'을 내세우며 일종의 '보완재'를 자처한 것과 다른 기류다. 진보 진영 내부에서 '호남 주도권'을 쟁취하고, 이를 통해 '전국 정당' 발판을 마련한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측은 "윤석열 정부 견제가 아닌 민주당 견제를 내세우는 순간 호남 민심은 혁신당을 외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혁신당 측은 "윤석열 정부 심판이라는 대의 하에 누가 더 지역 민심을 잘 대변할 수 있는가 경쟁"이라고 반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