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서울 내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자치구의 전월세 매물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입주 물량 감소와 매물 감소가 겹치며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22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17개 자치구가 시중 은행의 대출 규제가 본격 시작되기 전인 석달 전과 비교해 전월세 매물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중랑구는 이날 기준 전월세 매물이 407건으로 집계돼 석달 전(601건)보다 매물이 32.3% 감소했고, 도봉구는 793건으로 같은 기간 8.2% 줄었다.
대출 규제가 시행되기 전 '영끌족'이 몰렸던 서울 도봉구 내 3000가구 대단지 '신동아1단지' 아파트는 이날 기준 전월세 매물이 37건으로 지난 6월과 비교해 약 42%의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도봉동 A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내놓았던 매물을 거둬 들이려는 집주인들 외에는 임대차 거래 문의가 뜸한 상황”이라고 했다.
임대차 시장의 매물 감소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주거 선호 지역에서도 나타난다. 용산구는 석달 전에 비해 전월세 매물이 1673건에서 1504건으로 10% 이상 감소했고, 성동구도 이 기간 1438건에서 1309건으로 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동작구는 지난 6월보다 전월세 매물이 22.6% 줄었고, 양천구 역시 22.5% 감소했다.
전월세 거래도 수그러들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집계된 9월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5382건으로 집계됐다. 계약일 기준으로 일주일가량 남긴 했지만 8월(1만5426건)에 비해 크게 못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9월(2만768건)에 비해서도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 서울 지역의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 6월 1만8007건을 기록한 뒤 7월 1만7673건, 8월 1만5426건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 매물과 신규 입주 물량 감소로 전셋값 상승 폭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임대차 2법'의 4년 만기(2년+2년) 도래도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그간 5% 상한룰에 의해 전셋값을 올리지 못한 집주인들이 만기 이후 한꺼번에 전셋값을 올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이번 달 말까지 '2+2 임대차 계약' 만료가 예상되는 물량은 서울 아파트 기준 4116건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