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선거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 신경전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민주당은 혁신당을 향해 "고향인 부산을 내팽개치고 호남에서 집안싸움을 한다"고 비판했고, 혁신당은 "동네선거라면서 '매머드급' 선대위를 꾸렸냐", "선거 뒤 다시는 안 볼 사이처럼 굴지 말자"면서 맞섰다.
주철현 최고위원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틀 전 '호남에서 민주당이 기득권이자 1당 독점 정당'이라고 비난하는 발언이 공개 석상에서 나왔다"며 "국민의힘 논평이 아니라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에서 행한 믿지 못할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전남도당위원장인 주 의원은 최근 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발탁됐다.
주 최고위원은 "조국 대표는 험지인 부산 금정구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를 향해 마치 두 번 낙선한 듯한 사실 왜곡도 서슴지 않더니 원내대표마저 선을 넘은 것"이라며 "불과 반년 전 창당 직후 호남을 찾아 '큰집이자 본진인 민주당과 항상 함께할 것'이라 단언한 조 대표가 본인의 고향인 부산을 내팽개치고 엉뚱하게 민주당의 본산인 전남에서 민주당을 상대로 집안싸움을 주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규원 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은 동네 선거에 국회의원과 광역의원 57명, 기초의원 210명 등이 망라된 300명이 넘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꾸린 거냐"며 "혁신당에 대한 민주당의 비난이 위험수위를 넘나든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날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이 본회의에 불참한 조 대표와 혁신당 의원을 향해 '쇄빙선 내려서 동네 선거 하냐. 부끄럽다. 지방의원인가'라는 문자 메시지를 민주당 관계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보내다가 언론 카메라에 잡힌 것을 꼬집은 것이다.
이 대변인은 "의도적 잔기술이 아니길 바란다"며 "조만간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최고위원들도 호남 선거 현장으로 최고위원회를 하러 가는데 그분들이 모두 '지방의원' 하려고 국회의원이 된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혁신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사람 인(人)처럼 서로 기대고 힘이 되는 관계’라고 말씀하신 것을 잊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지난 4·10 총선은 물론 이번 10·16 재보궐선거에서도 '윤석열 정권과 1:1 구도'를 만드는 데 변함이 없다"면서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를 거듭 제안했다.
혁신당은 추석 연휴 전부터 민주당을 향해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고 있다. 이번 단일화 요구는 지난 19일 류제성 혁신당 후보의 단일화 요구에 이어 벌써 네 번째다. 민주당은 김경지 변호사를 금정구청장 후보로 전략 공천한 상태이나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10·16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혁신당의 신경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혁신당과 마찬가지로 중앙당 차원의 재보궐 선거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조 대표가 영광군과 곡성군에서 월세방을 구해 '월세살이 선거운동'을 펼치는 것과 관련해 맞대응 성격의 '호남 한 달 살이'에 들어갈 계획이다.
황명선 민주당 재·보궐선거 지원단장은 "조 대표가 영광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있는데 민주당도 이른바 '한정박', 한준호·정청래·박지원 의원과 같은 분들이 한 달 살기를 시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오는 23일 영광·곡성, 25일 부산 금정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