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상여금·떡값·용돈 등 쌈짓돈을 어떻게 굴리면 좋을지 고민이 깊어지는 이때, 미국에서 금리인하 소식이 날아왔다. 예상보다 큰 금리인하 소식은 물론, 올해 중 금리를 큰 폭으로 더 내릴 것이란 예고까지 나온 상황이다.
이제 더 이상 안전자산 시대가 아닌, 위험자산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도 경기침체 우려 등을 고려할 땐 섣불리 위험투자로 옮기기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유효한 투자 자산으로 고금리 '막차' 예·적금과 함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또 함께 내놓은 점도표에서 올해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를 종전 5.1%에서 4.4%로 낮췄다. 이는 연내 0.5%포인트의 금리가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기도 하다. 내년 이후 기준금리 중간값은 2025년 말 3.4%(6월 예측치 4.1%), 2026년 말 2.9%(6월 예측치 3.1%)로 직전 전망치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이 고용 악화 위험에 대한 선제 대응 차원에서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면서 "연준은 지난 1984년과 1995년 사례와 같은 경기침체를 피하는 연착륙 경로를 예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준이 제시한 성장률과 실업률 경로는 다소 낙관적일 수 있으며, 실업률이 높아질 경우 중립금리(3%) 도달 시점은 더욱 빠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렇듯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추석 전후 쌈짓돈을 만든 이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예·적금 금리는 올해 들어 채권 금리 하락으로 기본 금리 수준 자체는 고점 대비 많이 내려온 상황이지만, 여전히 주목할 만한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도 적지 않다. 금리가 떨어지기 전 '막차'를 탈 수 있다면 예·적금은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에 주요한 상품이다.
목돈을 맡길 수 있는 정기예금의 경우 저축은행의 상품이 가장 금리가 높다. 바로저축은행에서는 단기 정기예금 상품으로 '바로6개월 정기예금(비대면)'을 통해 4.2%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예금은 별도의 우대조건 없이 기본 금리로 4.2%를 제공하며, 비대면(인터넷·스마트폰)을 통해 10만원 이상 납입하면 가입할 수 있다. HB저축은행의 회전정기예금(6개월), 우리저축은행·유니온저축은행·조은저축은행의 1년 예금을 통해 4%의 금리를 제공 중이다.
은행권에서는 최근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구 대구은행)의 'iM주거래우대예금'을 통해 최고 3.66%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과거 iM뱅크 사용 이력이 없고 상품 가입 전으로 카드 발급이나 인터넷·폰·모바일뱅킹 개설 시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에서 3.35~3.42%의 예금 금리를 제공한다.
일정 기간 돈을 나눠 적립하는 적금 상품으로는 신한은행의 '청년처음적금'을 고려해 볼 만하다. 지난달 판매 한도가 20만좌 늘어난 이 상품은 매월 최대 30만원까지 자유롭게 입금해 기본금리 연 3.5%에 우대금리 4.5%포인트(직전 1년 상품 이용 없을 시 2.5% 등)를 받으면 최고 연 8.0%의 금리가 적용된다. 광주은행의 '도전 골든100적금'도 높은 금리를 노려볼 수 있다. 기본 금리는 1%에 불과하지만 은행 이용 경력이 없거나, 100만원만 쌓아도 높은 우대금리를 적용받아 연 최고 7.1%를 받을 수 있다.
주식·외환·금 등 주요 자산시장에서도 이번 금리인하 소식을 시작으로 직접적인 변화가 주목된다. 금리가 내려가는 만큼 위험자산 시장일수록 더욱 훈풍이 불 것이란 관측이 예상된다. 하지만 불확실한 미국 대선 등으로 당분간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수조 달러의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되던 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과도한 기대 심리를 경계하는 발언을 내놨다. 같은 날 뉴욕 증시에서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25%(103.08포인트) 내린 4만150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29%, 0.31%씩 내렸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빅컷으로 금리인하 사이클을 시작한 것은 더 이상 인플레이션이 주요 변수가 아니며, 연준의 주요 전망치는 하방 리스크에 치우쳐 있음을 보여준다"며 "향후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볼 가능성이 큰 만큼 위험 정도가 비대칭적이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과거 코로나 시기를 제외한 2001년과 2007년에 빅컷으로 시작된 인하 사이클에선 모두 2~3개월 뒤 경기 침체에 진입한 바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