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서울강동농협이 둔촌주공 집단대출 기관으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농협중앙회에 건전성 관리 감독을 주문했다. 서울강동농협 외형과 건전성을 고려할 때 적정한 규모로 대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금감원 측 입장이다.
앞서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시중은행과 부산은행 외에 단위농협인 서울강동농협을 집단대출 금융기관으로 선정했다. 집단대출은 신규 아파트 분양자를 대상으로 한 중도금 대출이나 잔금 대출 등을 의미한다. 1금융권이 대부분인 집단대출 시장에서 2금융권이 선정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수도권 대단지 아파트는 담보가치가 높고, 집단대출은 규모 또한 커 1금융권에서 대출 수요를 소화해왔다.
그러나 주요 은행들이 최근 들어 가계대출 억제책을 쏟아낸 데다 KB국민·우리·신한은행 등에서는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 취급도 제한하고 있다. 일부 분양자는 매매대금을 모두 치르기 전 전세세입자를 구해 전세금으로 잔금을 충당하는 사례가 있지만 주요 은행이 조건부 전세대출을 중단하면서 자금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당국이 가계대출 억제에 대한 지침을 확고하게 유지하고 있는 만큼 시중은행들 또한 언제 대출 문턱을 높일지 모르는 상황이다. 둔촌주공 측은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서울강동농협도 집단대출 기관으로 선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40%인 1금융권과 달리 DSR이 50%라는 점도 돈을 빌리는 쪽에서는 유리한 요소다. 상호금융을 끌어들인 효과로 분양자들은 비슷한 금리로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금융당국은 풍선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은행권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상호금융이 대출 규모를 확대할 수 있어서다. 이미 1금융권에서 제한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달 대비 5000억원 늘어나며 올해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현재 금융당국에서는 1금융권에 비해 규제가 덜한 2금융권의 DSR 한도 조정 등도 논의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풍선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아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