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수수료를 인상한 배달앱들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려 했으나 이를 연기하기로 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측과 만나 배민의 요금제 정책 개선을 논의하기로 했다. 협회는 오는 19일 함윤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 등과 만날 예정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배민 측은 "배민은 지금까지 여러 외식업 단체와 꾸준히 소통해왔다"며 "오는 19일 면담도 이와 같은 소통 자리의 하나로, 통상적인 식사 자리"라고 설명했다.
앞서 협회는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의실에서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 발족식'을 열고 배민을 공정위에 신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발족식에는 정현식 협회장과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나명석 협회 수석부회장, 10개 회원사 대표가 참석했다.
배민은 지난 달 배민1플러스(배민배달) 중개 수수료율을 기존보다 3%포인트 인상한 9.8%로 올렸다. 쿠팡이츠와 요기요의 중개수수료율 역시 각각 9.8%, 9.7%로 비슷하다. 이에 비대위는 배달앱의 수수료 인상을 독과점사업자의 불공정 거래 행위로 규정했다. 정현식 협회장은 “최근 현장의 배달 수수료 부담으로 물가인상까지 촉발되고 있으나, 배달앱 3사는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는 데만 급급한 상황”이라고 하면서 “비대위를 통해 공정위 신고 등 법적 대응을 추진하고 업계 공동대응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명석 비대위원장은 “배달앱 3사가 올해 무료배달 경쟁으로 인한 비용을 모두 가맹점에 전가해 배달 비중이 높은 치킨, 피자, 족발 등 관련 업계가 초토화되고 있다”라고 하면서 “업계의 현 상황을 널리 알리고 이달 중 공정위 신고를 추진하는 한편, 더욱 많은 브랜드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비대위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메뉴 가격 인상 원인으로 배달앱 수수료를 지목하고 있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외식기업 더본코리아 산하 빽다방은 지난달 23일 음료 가격을 올리면서 인상 원인으로 원룟값을 비롯해 배달 플랫폼 수수료 인상을 꼽았다.
가성비 치킨으로 잘 알려진 호식이두마리치킨 역시 지난달 28일부터 배달앱에서 판매하는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하면서 "배달앱 수수료 가중에 따른 가맹점의 손익 구조가 심각하게 위협받는 현실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불가피하게 배달앱에 한해 판매가 조정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올해 KFC, 파파이스 등도 배달앱 수수료 부담에 따라 배달 메뉴의 경우 매장보다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이중 가격제'를 도입한 바 있다.
한편, 협회 측은 "공정위가 배민과 요기요의 인수·합병(M&A)을 승인할 때 배민을 독과점 사업자로 지정했다"며 "독과점 사업자는 수수료 인상 등 조건 변경을 함부로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비대위는 향후 많은 업체가 공공배달앱, 자사앱 등 대안 세력 육성에 참여하도록 구체적 실행방안을 조만간 모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매월 전체회의, 수시 분과별 회의를 열고 업계 참여 확대와 대응 방안 마련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