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프로축구리그(슈퍼리그·CSL) 산둥 타이산에서 뛰던 당시 승부조작 논란이 제기된 수원 FC 미드필더 손준호의 선수생명이 갈림길에 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12일 "중국축구협회(CFA)로부터 전날 공문이 왔다. 손준호에 대한 영구제명 징계를 내렸고, 이 사실을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통지했다는 내용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국가체육총국과 공안보는 10일 중국 프로축구리그에서 불거진 불법 도박, 승부조작 사건의 특별 시정 조치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징계 대상자 61명 중 과거 산둥에서 활약한 손준호도 포함됐다. 손준호는 지난해 5월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를 받아 구금됐으며, 올해 3월 석방됐다.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란 정부 기관을 제외한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직무상 편의를 위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하는 것을 뜻한다. 이에 손준호가 승부 조작에 가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CFA 측은 각 협회와 축구 구단에 공문을 보내며 손준호의 징계 처분을 알렸다. 이들은 "손준호가 부당 이득을 도모하기 위해 부정 거래, 승부 조작, 불법 수익에 가담해 스포츠 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하고 스포츠 정신을 상실했다"고 알렸다.
이에 대해 손준호는 지난 11일 오후 경기 수원종합운동장 체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공안이 외교부를 통해 내 아내를 체포해 내가 있던 구치소에서 같이 조사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고 부인했다.
이어 "휴대전화 속 딸과 아들 사진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냐. 엄마까지 이곳으로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겠냐'며 빨리 혐의를 인정하라고 강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공안이 지금이라도 혐의를 인정하면 빠르면 7~15일 뒤에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이고 외교 문제도 있어서 보석도 가능하다고 회유했다"며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였지만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팀 동료로부터 20만 위안(약 3765만원)을 받았다고 인정한 그는 "동료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정확히 (어떤 이유로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절대 불법적인 이유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