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방문한 방어진항에는 우리나라 유일의 자율운항선박 '해양누리호'가 정박돼 있었다. 자율운항선박은 외관부터 일반 선박들과 확연히 달랐다. 주변을 빈틈없이 살피기 위해 배 한가운데에 카메라와 센서들이 자리하고 있다. 바람을 감지하는 풍향·풍속계를 비롯해 어라운드뷰 카메라, 광학 카메라, GPS 콤파스 등 16개 장비가 해양누리호의 눈과 귀 역할을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는 2020년부터 협력사업으로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6년간 1200억원을 투입해 △지능항해시스템 구축 △운용기술·표준화 기술 개발 △성능실증센터 구축·실증, △기관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는 세계에서 하나뿐인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다. 이날 탑승한 해양누리호는 길이 26.5m, 폭 5.4m, 69t에 최대 20명이 승선 가능한 일종의 테스트베드 시험선이다. 원격제어와 AI캡틴의 항해가 가능한 다중제어모드가 구축돼 있으며 자율운항을 위한 최첨단 센서도 구비하고 있다.
'AI캡틴을 믿어도 될까'라는 의구심도 잠시, 해양누리호가 출발하자 여느 배와 다름 없는 움직임이 느껴졌다. KRISO 관계자들의 설명에 집중하다 보니 자율운항 중이라는 사실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안정적인 운항 실력을 선보였다.
임근태 성능실증센터장은 "지난해부터 해양누리호를 바다에 띄워 실제 해역에서 시험을 하고 있다"며 "운항·실증 데이터를 확보해 국제 공인 시험기관으로 성장하는 것이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의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울산에서는 울산항을 친환경에너지 특화항만으로 키우기 위한 '에너지허브 1단계'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최초 오일·액화천연가스(LNG) 복합 터미널을 구축하는 이 사업은 총 사업비 1초6000억원이 투입된다. 총 6개 선석과 축구장 42개에 해당하는 약 30만㎡ 부지에 86만㎘ 규모 LNG 저장시설과 46만㎘ 규모 오일시설이 구축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메탄올·수소 관련 사업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7월에는 세계 최초로 그린메탄올 1000t을 컨테이너 선박에 성공적으로 공급하는 등 메탄올 벙커링 중심지 도약 가능성을 확인했다. 울산항만공사는 수소 캐리어로 주목받고 있는 그린암모니아 터미널 구축도 준비 중이다.
울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울산항 그린수소(암모니아) 물류허브 육성 사업'을 통해 해외 그린수소 수입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청정 수소·암모니아 수입 거점 항만으로서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