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주담대 증가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실기론이 부각된다. 한국은행은 9월 일시적으로 가계대출이 줄어들긴 하겠지만 10월 이후 상황은 불확실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5조4000억원)보다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8월과 비교해도 6조9000억원 늘어난 수치로 역대 9번째로 큰 수준에 해당한다.
가계대출 증가에는 주담대가 8조2000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2004년 통계 편제 이후 역대 최대치다. 주택 매매와 입주물량 증가가 주담대 규모를 끌어올렸다.
박민철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담대 증가와 관련해 "5~6월 서울 아파트 중심으로 늘어난 주택거래가 주담대 실행으로 2~3개월 시차를 두고 일어나면서 그 영향이 가장 컸다"고 했다. 또한 "대출 규제 도입이 예정되면 그 이전에 대출받으려는 선수요가 발생하는데 이 영향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용대출 증가에 대해선 "여름 휴가철과 주식투자 관련 일시적 자금수요로 신용대출이 8월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했다"며 "8월 초 주가 급락 당시 저가매수를 위한 신용대출 수요가 1조원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은 역시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당시 장정수 금융안정국장이 "부동산 가격 상승 전망이 있지만 여전히 높다는 인식이 있어 아직 매수 심리가 제한적"이라며 "비은행 대출의 경우 가계대출 감소를 보이는 만큼 두 달 새 가계대출이 확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가 증가할 경우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유예와 별개로 DSR 적용을 받지 않은 대출들을 규제 대상에 넣을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박 차장은 "한은은 주택거래가 늘어나면서 주담대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었고 이런 큰 흐름에서 벗어나진 않았지만 8월 주담대 수치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책대출과 관련해선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은 금년 중 지속적으로 상환되는 추세인데 저리로 대출이 되는 주택도시기금 디딤돌·버팀목대출이 주택시장 갈아타기 수요를 높이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에서 대출 금리 인상 조치를 취한 걸로 알고 있어 그 효과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금융안정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는 한은은 9월 가계부채 수요는 일시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10월 이후에는 정부 가계부채 억제 대책 효과와 수도권 집값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차장은 "9월에는 일시적 요인들이 걷히면서 감소하겠지만 10월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가계부채 억제 대책 효과가 9월 이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고 은행권의 자율적 노력도 계속되고 있어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전날 공개된 8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정부정책과 금융여건, 수급상황 등을 과거 상승기와 비교해보면 최근 수도권의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대출 증가세는 단기간 내 진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내년 이후 전망과 관련해서도 불확실성이 크다"고 전망하기도 했다.